[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올해 한국의 성장 회복세가 더딜 전망이다.
작년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나아질 것으로 봤던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끌어내리면서 3%대에 간신히 턱걸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와 투자부진, 가계부채 등 구조적인 저성장 위험이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게걸음' 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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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1%로 크게 내려 잡았다.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둔화로 올 1분기부터 예상보다 더딘 경기 회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경제성장 수정전망으로 한은은 지난 1년 동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1%포인트나 낮추게됐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4월 4.2%에서 4.0%(7월)→3.9%(10월)→3.4%(올해 1월)로 계속 낮아졌다.
소비자물가는 더 큰 폭으로 하향조정됐다. 국제유가가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1월 1.9%에서 0.9%로 1%포인트나 낮췄다. 특히 0%대 물가전망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3월 발표된 2014년 GDP 개정 기저효과와 1분기 실적치가 감소한 영향"이라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상품수출이 부진한데다 미약한 소비심리와 가계부채 부담이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성장률을 하향조정했지만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증가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분기 대비 성장률을 0.9%로 내다보는데 이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완만한 경기 개선세가 예상돼 경기 모멘텀이 크게 약화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따른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장민 국장은 "물가를 산정할 때 사용되는 481개 품목 중 석유류 7개 품목의 가격 하락이 소비자물가를 0%대로 끌고 가고 있다"며 "디플레로 보기 어렵고 저유가 영향이 사라지며 내년에 물가상승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지만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국내 경기 여건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정도로 급박하지 않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가 낮아졌지만 이는 이미 3월 기준금리 인하에 성장률 하향을 반영한 것"이라며 "금융중개지원대출도 확대했고, 가계대출의 높은 증가세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병행한 만큼 앞으로 철저히 경기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한 것.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소비 부진에 따른 성장률 하락과 자금수요의 감소현상이 바뀔만한 명분이 아직까지 확인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실물지표의 개선세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세 차례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추이 변화를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기존 940억달러에서 960억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취업자수는 42만명 내외 증가할 것으로 실업률은 3.5% 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