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호기자]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9일 한국을 방문했다.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한·일) 협력에 따른 잠재적 이익이 과거의 긴장이나 지금의 정치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카터. 그는 어떤 인물이기에 방한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노골적으로 일본 편을 들었을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그를 국방장관에 지명한 작년 12월 <가디언>은 카터가 ‘이슬람국가’(IS) 등 중동 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입장이 없는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중시 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을 향해 ‘과거사는 이제 접자’고 요구한 것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빨리 구축해야 한다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카터 장관은 한반도 문제와 인연이 깊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며 시작된 1차 북핵 위기 때 국방부 차관보로서 대북 협상에 참여했다.
1999년에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함께 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인 적이 있다. 북핵 위기의 정점이던 1994년 카터는 페리 당시 국방장관을 도와 영변 핵시설 폭격을 ‘준비’했다.
2006년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가 임박하자 선제타격을 주장하는 칼럼을 페리 전 장관과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아시아 등에서의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군사적 대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9일 한국을 방문했다. ⓒ로이터통신
그러나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무기 로비스트’의 면모라는 것이다.
미국의 ‘정부 감시프로젝트’(POGO)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카터가 과거 국무부와 국방부의 주요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미사일방어(MD) 정책 수립에 큰 역할을 했고, 한편으로 MD(미사일방어스시템) 생산 업체의 자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1월 ‘민주당의 딕 체니’라는 기사에서 ‘네오콘’(보수강경파)의 대부 딕 체니 전 부통령처럼 핵 테러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집착이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