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차기 사장 임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6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
(사진)를 내정한 이후 10일 이사회에서도 사장 선임 안건이 통과되며 이제는 내달 말 임시 주주총회만을 남겨두게 됐다. 다음달 주총에서 안건이 최종 승인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두 달 넘게 끌어온 차기 사장 선임 작업을 매듭짓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10일 오전 9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산업은행이 사장 후보로 추천한 정성립 대표이사를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추대키로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이사 8명이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의 차기 사장 후보 상정에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1981년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해,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 사장을 두 번 역임했다. 2001년에는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만에 대우조선을 워크아웃에서 조기 졸업시킨 전력이 있다. 정 후보자가 다음달 대우조선 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경우 대우조선 사장직을 세 번째 맡게 된다.
정 후보자를 외부인사로 규정짓고 반대하던 노조도 사실상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무난하게 대우조선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 8일 정 후보자와 만나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 후보자가 과거 30년간 대우조선에 몸담았고 6년간 대표를 맡아 회사를 원활하게 운영했다는 점을 노조가 인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우려했던 정치권 인사는 피했다는 점에서 파업까지 불사할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달 주총을 거쳐 대우조선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하게 될 정 후보자는 당분간 광폭 행보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 인선이 일정보다 두 달 넘게 지연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수주고를 채우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대표이사 부재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국 선주사들이 발주를 미루면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수주가 끊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조선3사 중 유일하게 대우조선 만이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한 만큼 정 후보자도 수주실적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노조와의 스킨십 강화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올해 단체교섭 일정을 감안하면 정 후보자는 취임과 동시에 노조와 교섭을 시작하게 된다. 그동안 전임 사장들이 노조와 끈끈한 관계를 지속해온 만큼 노조와의 연대를 강화해 올해 단체교섭을 잘 마무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매각 등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여곡절 끝에 대우조선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 후보자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