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호기자]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10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논의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의 첨단 무기가 배치될 것임을 강조함으로써, 오바마 정부의 전략이자 본인의 지론인 ‘아시아·태평양 중시 정책’을 첨단무기로 뒷받침할 것임을 천명했다.
카터 장관은 이날 오후 한민구 국방장관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드는 아직 생산 단계에 있어서 오늘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치 장소나 시기는 무기 생산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생산 완료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도 “미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양국 정부 간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10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News1
카터 장관은 아·태 지역에 배치할 첨단무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새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고, 해군 구축함을 순환 배치할 예정이며, F-35 스텔스기, 전자전·사이버전과 관련된 최신 무기체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들 무기의 배치를 협의할 한국·일본과의 동맹관계는 “아·태 재균형 정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터는 전날에도 “미국이 지금 투자하고 있는 많은 새로운 군사력이 이곳 작전구역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터는 “한·일 협력의 잠재적 이익이 과거의 긴장이나 지금의 정치보다 중요하다”고 한 지난 8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 대해 “3국의 정보공유 협정에 관한 것이었고 과거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은 이날 국방부 앞 시위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를 감싸고 3각 군사동맹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 광주의 위안부 피해자 후원 시설 ‘나눔의 집’도 성명을 내고 “미국 관료들이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