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 조짐을 나타내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따른 업종별 투자 전략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달 들어 18% 넘게 급등했다. 특히, 전일에는 배럴당 56.39달러를 기록, 작년 12월23일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일각에선 WTI가 이달을 저점으로 배럴당 60~70달러까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달부터 수요가 성수기에 진입하는데다 미국 원유 생산이 2분기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그 이유다.
실제로 주간 기준으로 원유 시추 설비인 리그(rig)수가 5년 여 만에 최저치로 급감하는 등 생산 감소 조짐은 뚜렷해지고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원유 생산량 증가 속도가 3주째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2분기 중 미국 원유 생산 차질이 가시화되고 유가 반등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KDB대우증권)
그렇다면 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정유·화학 업종이 가장 크게 주목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 등 화학업체들은 이미 제품 스프레드 강세로 실적 예상치의 상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가가 60~70달러로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래깅(원료투입시차)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게 KDB대우증권의 분석이다. 다만, 유가가 70달러 선을 넘어설 때 아시아 납사 크래커의 원가 경쟁력 하락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는 상존한다.
SK이노베이션(096770),
S-Oil(010950) 등 정유 업체들도 유가 상승에 따른 단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KDB대우증권은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재고 평가 이익 및 긍정적 래깅 효과로 정유 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약 200억~400억원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높은 정제 마진의 지속 가능 여부는 변수로 남아있다.
조선과 건설도 유가 상승의 수혜 업종 중 하나다. 유가 반등 시 대형사들의 수주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업종은 2008년 이후 정치 문제로 설비투자를 못한 쿠웨이트와 핵문제로 신규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란 등이 발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