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금리 인상 시기 놓고 또 다시 엇갈리는 '말말말'

3월 인플레이션 지표에 관심 '집중'

입력 : 2015-04-17 오후 2:19:37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다시 한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들이 쏟아지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부진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이러한 혼란을 더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첫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서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되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로젠그렌 총재 "좀 더 지켜봐야" vs 메스타 총재 "금리 곧 오른다"
 
(사진=로이터통신)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먼저 이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첫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 기존의 입장보다는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올해 안에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셔 부의장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1분기 경기가 얼마나 빨리 반등하냐를 지켜봐야 금리 인상 시기를 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이미 1분기 부진함을 벗어나 회복을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분기 경제 부진을 인정하면서도 올해 안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의 의견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은 저조하지만 2분기에는 빠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지난해에도 1분기에 지표가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극적인 반등세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플로리다에서 연설을 가진 록하트 총재는 "1분기 경기 지표가 악화돼 첫 금리 인상 시기를 더욱 불확실하게 하고 있다"며 "6월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 위해서 금리 인상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록하트 총재는 현재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향후 경제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1분기 경제 지표 부진은 일시적인 것일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한 해 동안 경제는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1분기 경제 부진을 지적하며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로젠그렌 총재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경제 지표가 좀 더 개선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겨울 추위가 경제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과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분간해 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오히려 미국 경제가 충분히 회복됐다고 밝혀 혼란을 더했다. 
 
메스터 총재는 이날 뉴욕 포어캐스터클럽 연설에서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들이 미국 경제가 1분기 둔화 이후 다시 성장 모멘텀을 회복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정확한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 "4월 통화정책 이후 어떤 회의라도 될 수 있다"며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3% 성장을 달성하고 물가 상승률도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메스터 총재는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궁극적으로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달러가 미국 경제에 해가 되고 있다는 연준 위원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앞서 메스터 총재는 3월 고용지표 부진에도 여전히 6월 금리 인상론을 지지한 바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른다면 금리 인상론 더욱 힘 얻을 것
 
이렇듯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CNBC는 17일 발표되는 CPI 지표에 어느때보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월 고용지표가 쇼크 수준의 부진함을 나타낸 가운데 이날 미국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9만4000명을 기록해 시장 예상보다 악화됐고 미국의 3월 주택착공은 92만6000채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104만채를 크게 하회하는 등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고용지표와 함께 물가 상승률인 만큼 CPI가 어느정도 회복됐냐 여부에 따라서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3월 CPI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음식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로버트 신체 암허스트피어폰트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만약 CPI가 0.2% 이상으로 나온다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만약 근원 CPI까지 0.2% 수준으로 나와준다면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CPI가 제로 수준에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금리 인상 시기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미룰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셉 라보그나 도이치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에는 가솔린 가격이 올라 CPI가 올랐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음식물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올랐을 것"이라며 "연준이 지겨운 핑계를 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우성문 기자
우성문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