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시즌에 반짝 인기를 모으던 배당투자가 계절성을 탈피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민연금이 배당주형 위탁운용사 6곳을 선정하고 5월부터 운용하겠다고 하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같은 단기호재와 함께 저금리, 배당정책, 배당주펀드, 배당수익률 등이 배당투자의 장기적 전망을 밝히는 요소로 꼽힌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2월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News1
양대용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원은 "과거에도 배당주는 배당시기가 임박해 투자하면 성과가 낮고, 하반기쯤 매수했을 때 차익실현 기회가 왔다"며 "올해는 포인트가 하나 더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단기적으로 이 이벤트가 수익률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고, 배당주 투자는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주 투자가 계절성을 탈피하는 배경은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다. 전통적 은행 금융상품의 매력이 설 곳을 잃은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정기예금금리(2.02%), 총수신금리(1.83%)는 각각 사상 최저 경신을 이어갔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1%대로 하락했기 때문에 3월 시중금리 통계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정책적 드라이브를 거는 점도 힘이 되고 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가계소득 증대 정책의 일환으로 기업들에게 배당을 확대하도록 하는 유도책을 핵심 정책으로 밀고 있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국내기업(MSCI Korea)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15.7%와 1.5%로 전망했다. 배당성향은 선진국(42.5%), 신흥국(34.3%)에 크게 못미친다.
배당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시중금리 수익률을 따돌릴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증시 예상 배당수익률은 1.5%로 예상되는데 절대적 수익률로는 높지 않지만 방향성은 올라가고 있다"며 "금리가 추가로 인하된다면 수익률 역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배당펀드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펀드 설정액(21일 기준)은 최근 1년 4조2000억원이 넘게 증가했다. 관련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이 기간 13.5% 수익률을 달성했다.
박석현 연구원은 "배당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중반부터 증가에 속도가 붙었다"며 "일시적이 아니라 중위험 중수익 스타일을 대변하는 배당펀드로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