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미 의회 연설에 '관심 집중'

한-중-미 3국 시민사회, '과거사' 발언 주목

입력 : 2015-04-24 오후 6:27:51
“아베 총리는 악명으로 보자면 그의 외할아버지로 A급 전범이었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유일한 라이벌일 것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문제 칼럼니스트인 에몬 핑글톤은 지난 19일 <포브스> 기고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일본 총리로서는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대상 연설에 나서는 아베에 대한 강력한 견제구였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시민사회도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해 어떤 인식을 드러낼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로이터
아베는 미 의회 연설의 예고편을 지난 22일 내놓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다. 아베는 연설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이라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쓰지 않았다.
 
다만 아베는 1955년 반둥회의에서 합의된 10개항 원칙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침략’이란 용어를 언급했다. ‘침략’이라 함은 대개 중국과 관련된 표현으로 해석되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기술적 배려’로 풀이됐다.
 
아베가 혹여 미 의회 연설문에 마음에도 없는 말을 끼워 넣는다면, 미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나오는 압박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의원 25명은 23일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를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하는 ‘연판장’을 만들어 주미 일본 대사에게 보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죽기 전에 꼭 아베가 사과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 "아베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 지에 아베 방미의 성공이 달려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했다.
 
아베가 첫 번째로 총리를 했던 2006~07년 미국 언론의 집중 비판을 받으며 내상을 크게 입은 기억을 떠올릴지 주목된다.
 
황준호 기자(jhwang74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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