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1.8%, 28.1%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초이후 국내증시가 상승추세를 이어가며 숨고르기 국면을 맞았다. 연초이후(29일 종가) 코스피는 11.8%, 코스닥은 28.1% 오름세다. 유가증권시장은 외국인(4조7914억원)이, 코스닥시장은 개인(8204억원)이 장을 이끌고 있다.
이 기간 주요 수급주체들은 어떤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매도했을까. 시장이 숨고르기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관련주들의 1분기 실적과 향후 점검 포인트들을 살펴보고 종목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보자.
외국인 'LG화학' ,기관 '증권주' 러브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이후 외국인들은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에 러브콜을 보냈다.
LG화학의 주가는 이 기간 50% 넘게 뛰어 올랐다. 외국인은 696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이끌었다. 특히 1분기 실적기대감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됐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영업이익은 비수기에도 불구, 3618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56.2%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11% 웃돈 결과였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저가 납사 투입에 따른 에틸렌계 제품 스프레드 확대, 성수기 도래의 영향으로 우상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들은 현대글로비스, 대우증권, 삼성에스디에스, 현대엘리베이터, S-Oil 등을 집중 사들였다.
상반기 증시가 기지개를 켜면서 증권주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진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기관은 대우증권을 2388억원어치 사들였고, 덕분에 주가는 74%나 상승했다.
대우증권은 29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에 1425억원의 영업이익과 111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896억원을 웃도는 결과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거래가 늘어 수탁수수료가 지난 4분기보다 25.8% 증가했고 금리하락이 이어지며 채권 운용손익 개선폭도 컸다"고 말했다.
외국인·기관, 컴투스 동반 매수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에서 이오테크닉스, 컴투스, 실리콘웍스, 이라이콤, ISC를 대거 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이 부진한 종목도 있다. 이오테크닉스로는 819억원이 유입됐지만, 주가는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이후 숨고르기 장세여서 향후 방향성이 중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이후 외국인과 달리 기관과 개인이 매도하면서 주가는 5.9% 내림세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오테크닉스에 대해 '중립'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도현우 연구원은 "4분기에 이어 1분기 실적도 부진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만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후공정 업계 전반적인 생산설비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컴투스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러브콜을 받으며 39%대 강세흐름이다. 시장의 평가는 1분기 호실적 예상, 신작출시 기대감 지속으로 요약된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출시될 신작들의 흥행여부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컴투스는 내달 12일 실적을 발표한다.
기관은 CJ E&M, SK브로드밴드, 컴투스. 메디포스트, 이엠텍 등을 사들이는 움직임이다.
기관중심의 매수로 CJ E&M은 연초이후 54% 올랐다. 미디어 산업의 변화로 인해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이 주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VOD 등 콘텐츠 판매 확대가 주목되는데 광고나 수신료 매출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콘텐츠 매출이 늘어나 방송사업 이익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 파는 현대차, 외국인은 사들여
큰손들의 외면을 받은 종목들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POSCO, 삼성엔지니어링을, 기관은 현대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기아차 등을 집중 매도했다.
현대차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가는 1%대 상승으로 방향성을 찾고 있는 시점이다. 기관은 올들어 매도 물량을 늘리는 추세로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사들이고 있다. 1분기 실적도 시장 컨센서스에 소폭 못미쳤다는 평가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반등 국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이종통화 등 환율 변수와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는지 여부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날 때까지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상승세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다음카카오, 셀트리온, 파라다이스, 서울반도체를 기관은 이오테크닉스, 게임빌, 골프존유원홀딩스, 다음카카오를 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를 받은 대표 종목은 다음카카오다. 주가 역시 연초이후 14% 가까이 밀려나고 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게임 업체들의 탈 카카오화, 지난해 도입된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등이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의 높은 월간이용자수(MAU)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나친 하락으로 주가는 하방 경직성이 있다는 판단"이라며 "긴 호흡으로 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컴투스와 달리 게임빌은 개인위주의 매수만이 이어졌다.
1분기 실적도 예상보다는 저조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별이되어라'의 중국진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