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SUHD TV. (사진=삼성전자)
세계 1·2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환율·비수기 등의 여파로 올 1분기 TV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역시 큰 수요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고 있어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TV를 포함한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4년여 만에 처음으로 14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CE부문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사업부 전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까닭이다. LG전자 역시 TV를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가 1분기 6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4년여 만에 적자다.
문제는 환율이다. 유로화와 더불어 브라질 헤일화, 러시아 루블화의 약세로 같은 가격에 판매해도 원화로 환산하면 매출이 줄어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9일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등 환율의 영향이 컸던 지역들은 삼성전자의 TV 판매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환율 대응을 위한 가격조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LG전자도 환율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TV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것도 요인이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TV시장은 올해 전년 대비 4.37%로 성장이 둔화될 전망이며, 성장률이 2016년에는 2.09%, 2017년에는 4.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사는 올해 전략 프리미엄을 통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UHD TV를, LG전자는 울트라HD TV, 올레드 TV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삼성의 SUHD TV의 경우 출시된 지 한달간 1200대가 팔렸고, LG도 올레드 TV를 월 3000대를 파는 등 초반 흥행몰이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UHD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SUHD TV 판매를 본격적으로 늘려 손익 중심의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신모델 마케팅 강화와 울트라HD TV,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 사이니지로 B2B 시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TV 시장 수요가 전분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양사가 UHD TV 등 고부가가치를 중심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환율이 안정된다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