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차두리 "조급함 없어..투쟁심 드러낼 것"

입력 : 2015-04-30 오후 4:55:02
◇3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두리(사진제공=FC서울)
 
지난 1일 슈퍼매치 당시 부상을 당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당초 예정보다 조기에 복귀한 차두리(34·FC서울)가 성남전을 앞두고 현재의 몸 상태와 최근의 팀 분위기, 그리고 성남전의 각오를 밝혔다.
 
차두리는 30일 오후 3시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성남FC전 프레스데이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차두리 외에도 최용수 감독과 외국인 선수인 몰리나가 함께 참석했다.
 
◇"로봇? 빠른 회복, 좋게 생각한다"
 
서울의 맏형인 차두리는 지난 18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 당시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부분 파열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초 3주 가량 결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차두리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여주면서 성남전 출전이 유력시된다. 3주의 회복기간을 2주로 당겼다.
 
차두리는 지금 상황에 대해 "몸과 마음을 모두 추스리고 회복하는 시간을 보냈다. 체력적으로 보충하는 기회가 됐고 이제 부상 부위는 완치됐다"면서 "이틀 전부터 정상 훈련을 하고 있다. 성남전부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 최고의 상태로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차두리는 '로봇'이란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신체적으로 압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두리의 부친인 차범근 전 감독이 광고에 출연해서 "차두리는 로봇이 아닙니다"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취재진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선천적으로 신체가 좋은 선수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는 "그런 것 같다.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더욱 빠른 회복을 했다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이어 "3주 진단이 나왔는데 이상하게 회복이 빠른 것 같다. 30대 중반이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여 기분이 좋다. 의료진들이 정성과 노력을 내게 쏟아줬고 나도 복귀를 위해 노력했던 것이 회복이 빨랐던 원동력이다"라며 빠른 회복의 공을 의료진에 돌렸다.
 
◇3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두리, 최용수 감독, 몰리나(사진제공=FC서울)
 
◇"투쟁심 밖으로 드러내겠다"
 
서울은 18일 '라이벌' 수원 삼성과 싸웠지만 5-1로 대패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광저우 헝다전에서 팬들이 'FC5EOU1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등의 현수막이 여럿 걸릴 정도로 팬들의 충격은 컸다.
 
대패의 충격은 팬뿐만이 아니다. 선수단의 분위기도 좋을 수 없다. 급기야 선수들의 투쟁심이 줄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차두리는 "확실한 것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설 시점엔 항상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도 "수원전에 대량 실점을 하고 무너졌을 때는 분명 외부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수원전 한 경기일 뿐이다. 선수들도 반성하고 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투쟁심은 이기기 위한 마음이 합쳐지면 당연히 오른다. 팀이 어려울 경우라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상황도 있지만 그런 부분을 빨리 바꿔야 한다. 이는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아닌 젊은 선수들도 잘 해낼 수 있다"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바꾼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를 '(상대가 우리를 상대해) 이기기 어려운 팀'으로 바꿀 것"이라며 "지금은 모두 개개인이 책임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나부터 열심히 해서 팀 분위기를 잘 바꿔 보탬이 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겠다. 투쟁심 또한 분명 밖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30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15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두리. (사진제공=FC서울)
 
◇"은퇴를 앞둔 팀내 맏형의 입장에서.."
  
차두리는 지난 1일 많은 환호를 받으며 국가대표팀 활동을 마무리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대접을 받으면서 은퇴했지만 이는 대표팀 은퇴일뿐 현역 선수로는 올해도 계속 활동한다. 그런데 '은퇴식'을 치렀다는 것이 그의 실력과 컨디션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 했을 때 그를 향해 최용수 감독이 강하게 나무란 것도 그런 이유다. 차두리는 "쉬는 기간 (최용수) 감독님께 한소리 들었다. 자기 반성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고 소속팀 생활도 올해가 마지막이란 상황이라, 굳이 모든 것을 쏟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팀의 고참이 이런 생각을 하면 조직에 크게 번진다. 감독님이 지적한 부분은 분명하다. 감독님은 이를 알고 크게 질책했고 나는 새로 동기부여를 하게 됐다. 나 자신 스스로가 임하는 태도를 달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조급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조급함은 없다. 한국 복귀할 당시도 팀 상황이 좋다고 하기 어렵다. 독일서도 선수로 생활하며 강등을 겪어봤다"고 답했다.
 
이어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후배들에게 작은 것 부터 도움을 주고 싶다.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여유를 가지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서 나 자신부터 이기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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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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