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금융권 '직격탄'

'경기회복 가늠자' 4월 경제지표 회복 미약
"또 내릴 땐 4대 은행 올해 순익 7000억원↓"

입력 : 2015-05-03 오전 11:32:5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 회복세의 가늠자로 지목된 올 2분기의 첫 달인 4월 경제지표가 경기 회복을 단언할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생산과 투자, 소비, 수출, 수입 등 대부분의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하고, 수입은 17.8% 줄었다. 같은 달 무역흑자는 85억달러에 달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으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담뱃값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또한 통계청이 지난 30일 내놓은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은 모두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6%, 설비투자는 3.9% 각각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8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0.8%(전분기 대비)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우리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올 2분기가 향후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첫달의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4-5월 지표가 부응하지 못한다면 6월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성근 한은 금융통화위원도 지난달 금통위에서 물가, 내수, 수출, 외환시장 등의 여건이 모두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의 필요성을 나타낸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전망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마음은 착찹하다. 한은이 지난 3월에 이어 올 2분기 중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수익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우리, 신한, KB, 하나 등 4대 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올해에만 최대 6848억원 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가면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3.5∼8.6bp(1bp=0.01%포인트) 떨어진다. 은행의 이익 가운데 이자이익이 90%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NIM 하락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경기 부진으로 업황이 나빠지면 확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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