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권단이 그리스 채무를 탕감해주지 않으면 그리스 지원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폴 톰센 IMF 유럽국장이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에 이 같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는 11일 유로그룹 회의 전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협상에 도달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돌발악재다.
IMF의 이번 경고는 구제금융의 기본 요건인 그리스 예산 흑자가 지켜지지 않을것으로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에도 톰슨 국장은 지난달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가 예산 적자를 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톰슨 국장은 "그리스의 올해 원기초재정수지가 채권단이 목표로 제시한 GDP의 3% 흑자가 아닌 최대 1.5%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 상태로는 그리스가 파산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로존 채권단은 그리스 채무 탕감에 극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지원금 72억유로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IMF가 빠지면 상당한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무조건 채무탕감 반대 입장만을 고수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유로존이 향후 어떤 태도변화를 나타낼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시장에서는 IMF가 이번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의 새로운 핵심변수로 떠오르면서 향후 협상과정에 난항이 있을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삭소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틴 제이콥슨은 "결국 그리스의 종착지는 파산이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그저 시간만 벌고 있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