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구제금융 협상 불확실"

입력 : 2015-04-30 오전 11:21:14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부채에 휘청이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 피치와 S&P 역시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강등시킨 바 있어 이로써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 모두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사진=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무디스는 29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a2'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이 구제금융 협상에 이를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도 이유로 꼽혔다.
 
무디스는 “그리스 경제의 유동성 위축 현상은 정부의 예산 집행 능력을 떨어뜨렸다”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부여한 구조개혁에서 벗어난 이후 부채를 상환할 만한 여력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리스 정부는 수년간 흑자 예산을 지속해서 구성해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무디스가 매긴Caa2는 투자부적격 등급 중에서 8번째 등급으로 가장 밑에서 4번째다. 역사적으로 Caa2 등급을 받은 국가 중 25%가 2년 안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무디스는 또 그리스 민간은행에 예치한 자금이 지난해 12월 이후 320억유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정부 세수도 줄었다. 지난 1~3월 동안 세수를 포함한 정부 수입은 목표치보다 5%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도 그리스 경제 불안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각각 2단계, 1단계씩 낮춘 바 있다. 긴축정책과 구조개혁에 반대하는 극진좌파 시리자가 올해 정권을 잡으면서 그리스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된 탓이다.
 
지난해만 해도 그리스 경제는 피치와 S&P,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해줄 정도로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채권단의 자금수혈이 보장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구제금융 협상이 난항을 겪자 이런 안전판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렸다.
 
한편,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은 디폴트를 막으려면 협상을 성사시켜야 하겠지만, 여전히 주요 분야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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