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등했다. 미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3%대의 급등세를 보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개월만에 900선을 회복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2%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증시의 추가 상승세를 점치는 전문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 미.유럽.아시아 증시 급등 =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지난주 보다 214.33포인트(2.61%) 오른 8,426.74에 거래를 마쳐 지난 1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58% 오른 1,763.56에 마감돼 작년 11월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S&P 500지수는 3.39% 상승한 907.23로 지난 1월8일 이후 처음 종가로 900선을 넘었다.
S&P 500 지수는 올해 전체로도 작년말 종가인 903보다 높은 수준에 올라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8,776에 마감한 작년말 종가에 비해 이날까지 올해 낙폭을 4%로 줄였다.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증시도 급등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주가지수는 2.89% 급등한 4,902.45로 거래를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지수도 2.47% 오른 3,237.97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 FTS유로퍼스트 300지수는 1.39% 상승한 841.20을 보였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3.32% 급등한 2,559.91, 선전종합지수는 3.70% 오른 859.62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2.09% 상승한 1,397.92를 기록해 1,400선에 육박했고,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5.5% 급등한 16,381.05로 장을 마쳐 지난해 10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시장 증시도 급등해 23개 개도국으로 구성된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이날 6.1%나 올랐다.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며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27달러(2.3%) 오른 배럴당 54.47 달러에 마감됐다. 지난 3월 26일 이후 최고치이며, 올해 들어 22% 상승한 것이다.
7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이날 2% 오른 파운드당 2.144달러에 거래돼 2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조속한 경기회복 기대 =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의 희망을 키우고 있다.
지난주 제조업과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준 지표에 이어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건설 관련 지표와 중국의 제조업 지표 등도 경기회복에 기대에 부응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3월 잠정주택(계약체결 이후 잔금지급 등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은 주택) 판매지수가 전달에 비해 3.2% 올라 84.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로도 1.1%가 오른 것으로, 2월의 2.1% 상승에 이어 두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해 주택경기 회복의 기대를 키웠다.
미 금융.경제위기가 주택시장 붕괴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하면 주택시장 호전은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건설투자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마감하고 상승 반전했다. 미 상무부는 올해 3월 건설투자가 전월에 비해 0.3% 증가해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4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주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4월 제조업지수는 40.1로 전달의 36.3보다 높아지며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 지수는 65.1을 기록해 3월의 57.3보다 높아지며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생산지수(PMI)가 2개월 연속 기준선 50을 넘었다는 소식과 노동절 연휴 소매판매가 10% 가량 상승했다는 소식도 '세계의 공장' 중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 커지는 낙관론 = 미국 등의 호전되는 지표는 경제나 증시 전망에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제프리 래커 총재는 "경기 침체가 소멸되고 있고, 올해 말 경제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초 씨티그룹 등 은행들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시작된 증시의 랠리는 S&P 500 지수가 3월9일의 저점에서 이날까지 35%나 오르는 급등세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S&P 500의 금융주는 2개월간 88%나 폭등했다.
증시의 랠리 속에 S&P 500지수가 900선을 회복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시 전망에 낙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조던 오포튜너티 펀드를 운영하는 제리 조던은 블룸버그 통신에 "경제가 바닥을 쳤다"며 이에 따라 은행의 대차대조표의 자산 구성도 나아지고 있어 금융권의 회복세도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베이니언 파트너스의 수석전략가인 로버트 팰빅은 "증시 약세론자는 이제 증시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그러나 증시의 최근 급등세가 약세장에서의 랠리인지, 본격적인 대세 상승으로의 추세 전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인 미 정부의 19개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8일 예정된 미국의 4월 실업률 등이 일단 관심사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은행들의 재정상태가 우려만큼 나쁘지 않거나 실업률이 예상을 넘어 급등하지 않을 경우 증시에 호재가 되겠지만 그 반대일 경우 다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