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이 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금호산업 매각 방식을 결정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마감된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 응찰했으나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당일 곧바로 유찰을 결정한 바 있다.
채권단은 호반건설이 최대주주로 있는 금호아시아나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1조원 정도의 매각가를 예상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이보다 적은 6007억원의 매각가를 제시해 채권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관에 금호산업(금호건설) 명패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회의에는 산업은행과 미래에셋, 우리은행 등 52개 채권금융회사가 모두 참여해 재매각을 할지 아니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수의계약으로 전향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재매각을 시도할 경우 적정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담이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박 회장과 수의계약 가능성이 더 높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매각하는 금호산업의 지분 57.6%의 적정 가치가 최소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채권단은 그동안 출자전환 등을 통해 금호산업에 3조원 가량을 투입한만큼 1조원 이상은 건져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계약을 통해서 박 회장에게 1조원 이상의 매각대금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주당 6만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의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전체 매각 지분보다 적은 경영권 확보 지분(50%+1주)만 가져가면 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과 수의계약을 진행한다면 먼저 회계법인 두곳의 실사를 통해 금호산업의 가치를 재산정하게 된다. 만약 여기에서 금호산업의 매각가가 1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면 매각을 2~3년 미루며 금호산업의 몸값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실사를 통해 나온 가격에 박 회장이 동의하지 않을 때에는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하게 된다. 박 회장이 이 가격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면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