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명성평가 1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국내 경제전문가 200인이 참여한 기업 명성평가는 경영역량, 혁신성, 신뢰감, 좋은인상, 사회책임, 국제역량, 장기생존역량, 소비자권익보호 등 총 8개 항목에 걸쳐 진행됐다. 각 항목별 만점은 7점이다.
100대 기업의 항목별 평균 점수는 경영역량 4.10점, 혁신성 3.75점, 신뢰감 3.79점, 좋은인상 3.79점, 사회책임 3.59점, 국제역량 3.98점, 장기생존역량 4.00점, 소비자권익보호 3.42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 전체 평균 점수는 3.80점이었다. 총점을 200점으로 환산해 전체 순위를 매겼다.
삼성전자는 환산점수 기준 200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경영역량(5.35), 혁신성(4.77), 신뢰감(4.48), 좋은인상(4.35), 국제역량(5.40), 장기생존역량(4.88), 소비자권익보호(3.97) 등 7개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사회책임 항목은 3.92점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낮았다.
2위는 197.76점을 획득한 아모레퍼시픽이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삼성전자에 비해 경영역량, 신뢰감, 좋은인상, 사회책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혁신성, 국제역량, 장기생존역량, 소비자권익보호 항목에서 뒤져 2.24점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3위부터 10위까지는 NAVER(176.04), LG디스플레이(175.70), SK하이닉스(172.47), 현대차(171.90), LG전자(171.40), LG생활건강(169.25), 현대모비스(162.29), LG화학(160.92) 순이었다.
명성평가 상위 10위에는 전자, 유통, IT 등 주로 B2C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포진했다.
이중 SK하이닉스(1위), 삼성전자(2위), LG전자(3위), 아모레퍼시픽(5위), 현대모비스(7위), LG생활건강(10위) 등 6개 기업은 지속지수 종합평가에서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명성평가 11위부터 20위까지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엔씨소프트, 호텔신라, 기아차, SK이노베이션, 아시아나항공, POSCO, 농심, 현대제철이 차지했다.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IT, 자동차, 화학, 철강 등 다양한 기업이 두루 포함됐다.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속지수 종합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아시아나항공(81위), 호텔신라(74위), 엔씨소프트(65위)는 명성평가에서 각각 17위, 14위, 13위를 기록하며 다른 부문에 비해 선전했다.
반면 100대 기업 지속지수에서 20위 이내 상위권을 기록했던 KT&G(4위), 삼성전기(6위), SK텔레콤(9위), 한전KPS(16위)는 명성평가에서 각각 49위, 56위, 22위, 79위에 머무르며 상대적으로 취약점을 보였다.
◇항목별 1위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 '싹쓸이'
명성평가 1위와 2위를 나눠가진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은 부문별 평가에서도 최고점을 받으며 거의 모든 항목을 싹쓸이했다.
각 평가 부문별로 보면, 국제역량·장기생존역량·소비자권익보호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영역량·신뢰감·좋은인상·사회책임 부문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대체로 삼성전자는 기업의 경쟁력 부문에서, 아모레퍼시픽은 기업 이미지 및 사회공헌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사의 독주는 NAVER에 의해 저지됐다. NAVER가 혁신성 항목에서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외에 명성평가에서 12위를 기록한 풀무원이 소비자권익보호 및 좋은인상 항목에서 4위에 올라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명성평가 11위인 CJ제일제당은 좋은인상 항목에서 3위, 58위인 한국전력은 사회책임 항목에서 5위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명성평가 13위인 엔씨소프트는 혁신성 항목에서 5위에 올랐다.
반면 명성평가 3위인 NAVER는 소비자 권익보호 항목에서 10위, 4위인 LG전자는 사회책임 항목에서 11위를 기록하며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명성평가 5위인 SK하이닉스도 소비자 권익보호 항목에서 17위를 기록하며 취약점을 드러냈다.
◇땅콩회항 영향..대한항공 명성평가 ‘꼴찌’
명성평가 하위 10위에는 대한한공(75.00), 강원랜드(80.74), 지역난방공사(101.17), 포스코켐텍(101.96), 한국가스공사(104.03), 두산엔진(105.19), 포스코플랜텍(105.27), 파라다이스(105.58), 두산건설(105.76), 한라비스테온공조(107.94)가 이름을 올렸다.
총점에서 꼴찌의 불명예를 안은 대항항공은 장기생존역량과 국제역량 항목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좋은인상(2.87), 사회책임(2.83), 소비자권익보호(2.79) 항목에서는 항목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2점대 점수 획득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조현아 부사장이 기내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한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질타를 샀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는 재벌가 자녀들의 '갑질횡포' 논란이 일었으며, 스페인 언론 La vanguardia, 프랑스 AFP 통신, 독일 DPA 통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다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한국의 대표 항공사로서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생존역량과 국제역량 항목에서는 꼴찌를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대상인 100대 기업 중 장기생존역량 항목 꼴찌는 포스코켐텍, 국제역량 항목 꼴찌는 강원랜드가 차지했다. 강원랜드의 경우 사업 안정성은 있지만 해외 진출 가능성이 없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는 점에서 장기적 측면에서 부정적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회 부문에서 각각 2위와 7위를 차지한 포스코켐텍(101.96)과 한국가스공사(104.03)는 명성평가에서는 각각 95위, 94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인지도의 한계로 보인다. 양사는 8개 항목 모두 평균치에 미달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