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NCS 박람회에 참석해 직무능력중심채용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산업인력공단)
올해부터 NCS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방식으로 취업준비를 해오던 취준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취준생들은 "또 다른 스펙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직무능력중심의 채용은 과도기라는 점에서 우려가 있지만 방향이 옳다는 점에서 공기업 외에도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까지 이를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합격자 만족도 높아…“즉시전력감·충성도 높은 인재 채용 가능”
직무능력중심 채용 모델을 일반 기업에 컨설팅을 한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과 합격자 모두 직무능력중심 채용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가 지난해 능력중심 채용 사업에 참여한 130개사 인사담당자를 조사했다. 역량지원서가 직무관련 역량을 검증하는데 타당한지 조사한 결과 95.2%가 긍정 응답률로 나타났다. 역량테스트가 직무관련 인성과 능력, 지식을 검증하는데 타당한지를 조사한 결과에는 긍정응답률이 94%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방창률 기업인재평가사업팀장은 “그간 기업에서 면접을 주도해온 임원들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 뒤 그간 잘못된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해왔다는 반성을 했다”며 “대부분의 사업자가 직무능력중심 채용에 만족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올해 NCS 기반 채용모델을 통해 114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최진혁 인사팀장은 “NCS 기반을 통해 ‘즉시전력감’과 ‘충성도’가 높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는 스펙이 좋은 인재를 뽑았지만 이제는 이직률을 줄이고 오랫동안 같이 일할 수 있는 가족과 같은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합격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합격자 91%가 모집공고에 직무요건(지원 자격, 업무내용 등)이 명시돼 있어서 지원 전에 해당 직무에 적합한지 확인 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필기시험과 인적성검사가 신규직원으로 갖춰야할 인성과 직무능력 및 지식을 측정하는 도구로 적합한가에 대해서는 81%가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으며, 면접심사가 직무와 관련된 능력과 역량을 확인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86%에 달했다.
이패스 하세용 강사는 “NCS에서 주문하는 필기시험과 역량, 면접은 기업에 입사한 사람들이 연수기간동안 배우는 것”이라며 “이를 준비한 합격자들은 빠르게 기업에 적응할 수 있고, 기업은 훈련 기간과 투자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서류전형 20만에 부활…“직무에 대한 스토리 갖춰야”
국내에서 채용규모가 가장 큰 삼성에서는 올해부터 SAAT 지원자를 줄이기 위해 20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시켰다. SAAT 지원자는 연간 20만명이며, 출판업계에 따르면 SAAT 수험서 판매량은 지난 2010년부터 연간 60% 증가했고, 사교육도 생겨나는 추세다. 이에 대한 사회적비용이 지나치게 컸던 점이 채용제도에 변화를 준 배경이다.
취업포탈사이트 잡코리아 변지영 팀장은 “삼성이 올해부터 채용제도에 변화를 준다. 기존에는 학부제 형식으로 먼저 채용을 한 뒤 부서배치를 하는 식이었다면 올해부터는 학과제처럼 변형해 채용단계부터 직무적합도를 따진 뒤 채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는 직무에 맞는 스토리를 갖춰야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