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카메론 총리(사진)가 새로운 5년 임기에 들어가면서 내각 판짜기에 돌입했다. 예상 밖의 압승으로 과반수 의석을 꾸리며 산뜻한 출발선에 섰지만 향후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은 만큼 험난한 국정운영이 예고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긴축정책, 독립투표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달래기 등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과제만도 산더미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수당에 울려퍼지는 승리의 나팔소리와 꿈 같은 신혼여행도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시험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우선 EU와의 관계정립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카메론 총리는 오는 2017년 이전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치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EU에 잔류해봤자 '득 될게 별로 없다'는 국민여론을 의식한 대응이었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잃는 것도 상당한 만큼 카메론 총리의 머릿 속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메론 총리가 브렉시트를 EU 압박용 협상카드로 활용하면서 EU 내에서 영국의 지위를 조정하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보수당 압승 이후 EU 측은 영국이 요구하는 문제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발 물러선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영국의 이탈을 막기 위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조만간 카메론 총리는 장-클로드 융커 EU위원장과 회동을 앞두고 있다. 이번 만남을 통해 영국이 요구하는 의결권 확대와 예산 축소, 보조금 수령 확대 등과 관련해 EU로 부터 어떤 대답을 이끌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그의 능력을 시험 받는 첫 뻔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경제성장을 위한 적절한 긴축정책 지속 역시 현재 안고 있는 큰 과제 중 하나다.
카메론 총리는 선거 내내 노동당 집권 당시 방만한 재정지출로 어려워진 경제가 보수당이 집권하는 동안 회복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함께 재정적자를 줄이고 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했다.
일단 '선(先)성장 후(後)복지'로 경제를 살리는데 올인하겠다는 그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통한것이다.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복지보다 경제를 선택했다', '경제가 승부를 갈랐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만큼 경제성장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이제부터는 국민들을 설득시킨 그의 경제운용 논리가 어떻게 실현될지가 관건이다. 나라살림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매면서도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지지 않도록 복지정책과도 적절히 조화를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카메론 총리는 "집권 이후 5년째 이어진 재정긴축 기조를 앞으로 3년간 더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18년 만에 영국 재정을 반드시 흑자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