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11일 북한이 지난 8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수중 사출시험을 성공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SLBM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줄일 수 있는 남북대화나 북핵 6자회담 개최 등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시험은 SLBM 개발의 초기단계이며 실제 SLBM을 개발할 때까지 4~5년이 걸린다면서 “사출시험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고 우려스럽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SLBM은 미사일을 고압 증기나 공기를 이용해 잠수함에서 수면 밖으로 사출한 후 엔진을 점화시켜 궤도를 날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이번에는 실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니라 모의탄 사출시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국방부의 예상대로 4~5년 후 SLBM의 개발이 완료될 경우 북한이 잠수함을 동·남해로 침투시켜 수중에서 은밀하게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 탄도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킬 체인’이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구축만을 강조할 뿐 남북의 군비경쟁을 막을 수 있는 대화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외교적인 대응에 나설 수도 있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한 데 대한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SLBM 시험을 비롯한 최근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도발에 대한 응징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한 장관이 참석한 당정 협의에서 육상 대책 위주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재검토하는 등 방어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사적 대응에만 관심을 두는 태도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