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5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하지만 한은의 국내 경기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전환되면서 추가 인하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5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주열 한은총재의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스탠스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15일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2개월 연속 동결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최근 자산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개선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이런 흐름의 지속요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심리지표를 보면 경기 개선에 따른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자산시장 호조가 소비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고, 또 그렇게 예상 한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기는 하지만 개선의 신호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음을 강조해 매파적인 스탠스를 강화한 것이다.
경제지표 외에도 한은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소비지표들이 대체로 긍정적이어서 한은이 예상하는 성장 전망 경로에 일치할 것으로 판단했다 .
또 시장 일각에서 소수의견의 확대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은 지난달과 같은 한 명에 그쳤다. 소수의견이 늘어나지 않아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한 셈이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1명이었다"며 "지난달 수출 하락세에 큰 경계심을 표출하며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처럼 '진정한 소수의견'으로 잔존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진단이 중립에서 서서히 온건 매파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2개월 연속 동결은 정책 효과 확인 뿐 아니라 경기회복 신호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주열 총재가 이번 간담회에서 매파성향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가 전체적으로 미약하지만 수출우려보다는 내수개선을 언급했다"며 "뒷걸음치는 수출에 대해서도 구조적 부진 요인이 약회된 것을 강조한 만큼 당분간 금리동결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에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전문가도 인하 기대감이 약화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인하 시그널 찾기가 어려웠다"며 "한은이 좀 더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