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4연패의 대위업을 달성한 프로배구 삼성화재 블루팡스 선수단이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된 직후 환호하고 있다. ⓒNews1
'V9'를 달성한 명문 남자 배구단 삼성화재 블루팡스가 변신한다. 선수단을 이끌 수장과 구단의 소유 관계 모두가 변경된다.
삼성화재 블루팡스 배구단과 제일기획은 18일 "삼성화재 남자배구단이 제일기획으로 다음달 1일 공식 이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축구단(수원 삼성), 9월 남·녀 농구단(삼성썬더스, 삼성블루밍스)을 인수한 제일기획은 이제 배구단까지 맡게 됐다.
20년 동안 사령탑을 맡았던 신치용(60) 감독은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단 부사장을 역임할 예정이다. 팀 지휘는 임도헌(43) 수석코치가 맡는다.
◇제일기획 품에 안긴 네 번째 프로 구단
제일기획은 이번 인수로 그룹 내 프로 구단 5개 중 4개를 떠맡게 됐다. 삼성라이온즈 프로야구단은 다른 네 구단(남자축구·남자농구·여자농구·남자배구)과 달리 독립법인의 형태로 운영 중이다.
제일기획은 "국내 스포츠 사업이 선진국처럼 고도화되고 산업화되면서 선수의 운용과 관리, 경기력 향상 외에 전문적 팬 관리와 마케팅 능력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제일기획은 '스포츠 마케팅 선진화 전략'을 토대로 실제 시즌을 운영하면서 노하우·경험을 확보했으며, 이를 배구단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번 인수의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제일기획 측은 "축구, 농구, 배구를 한 데 묶는 패키지형 스폰서십을 추진하는 등의 통합 운영 장점을 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배구단 인수 후 향후 계획과 효과에 대해 밝혔다.
현재 배구단의 공식 명칭은 '삼성화재 블루팡스'다. 6월1일부터는 '삼성 블루팡스'로 바뀐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배구 경기 도중에 선수단에 지시를 하고 있다. ⓒNews1
◇신치용 감독 부사장行 '영전'..임도헌 신임 감독 체제로
20년간 구단을 지휘하던 신치용 감독은 이번 개편을 통해 수 년 간 담당했던 사령탑 자리를 떠난다. 대신 신 감독은 배구단 단장 겸 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을 맡는다. 일종의 '영전'이다.
신 감독은 지난 1995년부터 삼성화재 배구단에서 감독을 맡아 20년 간 팀을 이끌었다. 프로배구 V리그가 태동했던 2005년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2007~2008시즌 정규리그 챔프전 통합 우승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에는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배구의 신(神)'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배구단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오랫동안 배구단을 이끌던 신 감독이 감독직을 물러난다. 다만 배구단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단장으로 계속 함께 한다"면서 "대신 제일기획의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 자리를 맡게 되면서 신 감독이 향후 담당할 책임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고 이번 인사에 대해 설명했다.
신 감독의 빈 자리는 임도헌 수석코치가 맡는다. 임 코치는 지난 2006년부터 신 감독을 보좌, 선수단을 지도했다. 신 감독은 오래 전부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만약 감독을 그만 둔다면 임 코치가 뒤를 이어갈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