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혜리,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입력 : 2015-05-19 오후 2:06:01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캐스팅된 걸스데이 혜리. ⓒNews1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걸스데이 혜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혜리는 지난해 MBC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면서 최고 인기 아이돌로 떠올랐다. 이후 광고 출연 요청이 쇄도했다. 현재 라면, 도시락, 숙취해소제 등 각종 제품의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이다. 방송가에 '혜리 신드롬'이 이어지면서 혜리의 몸값도 수직 상승했다. 억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혜리는 광고계에서 섭외 1순위 모델로 통한다.
 
드라마계에서도 혜리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졌다. 혜리는 '진짜 사나이' 출연 이후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와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 출연했다. 이어 최근엔 올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캐스팅됐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방송돼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응답하라 1997'와 '응답하라 1994'의 뒤를 잇는 드라마다.
 
혜리는 소속사를 통해 "아직 부족하고 배워야 할 시기인데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합류 확정 소식을 듣고 너무 떨리고 긴장됐지만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혜리가 '응답하라 1988'에 캐스팅된 것에 대한 일부 비난 여론도 있다. 연기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신인급 연기자인 혜리가 최고 기대작의 주인공으로서 적합하냐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혜리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에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깔려 있다.
 
한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매니저는 "활동 초기엔 대중들 뿐만 아니라 촬영 스태프들도 연기력에 대한 의심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얼마나 잘하나 어디 한번 보자는 식의 시선이 연기자로서는 가장 큰 부담"이라며 "결국은 연기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난 여론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연기자 본인이 견뎌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응답하라 1997'에 캐스팅됐던 에이핑크의 정은지도 혜리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캐스팅 당시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하지만 정은지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웠다. 혜리 역시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경쟁력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다.
 
'응답하라 1988'의 관계자는 "혜리가 제작진과의 미팅 당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특히 극 중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 혜리를 캐스팅한 이유"라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를 통해 이미 연출과 대본 집필 실력을 인정 받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혜리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성나정(고아라), 쓰레기(정우), 삼천포(김성균), 해태(손호준) 등의 캐릭터들을 선보였다. 두 사람의 손에서 탄생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들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각종 드라마와 영화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어느 한 명의 배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드라마라는 점 역시 혜리에게는 희소식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가 골고루 소개되는 '응답하라' 시리즈는 여러 배우들이 함께 이끌고 나가는 형식의 드라마다. 모든 관심이 집중되는 '원톱 주연'이 아니라는 점에서 혜리가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응답하라 1988' 측은 현재까지 혜리를 비롯해 류혜영,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 이동휘, 최성원 등의 캐스팅을 확정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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