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시간 이상·부정거래 잡아라"

탐지시스템 잇따라 구축···"인력충원해야"

입력 : 2015-05-20 오후 4:42:33
◇시중은행들이 전자금융거래에서 평소와 다른 이용 패턴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탐지해내는 이상금융거래 탐시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을 잇따라 구축하고 있다. 사진은 한 은행의 전산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17시쯤. 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모니터링팀은 블랙리스트로 등재된 인터넷 주소(IP)에서 고객 아이디로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려는 시도를 확인했다.
 
해당 고객 계좌의 거래는 FDS에 의해 즉시 정지됐고, 농협은행의 상담사는 예금주와 유선 상담을 통해 고객이 파밍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한 사실을 확인한 후 가까운 영업점을 방문해 보안매체 재발급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안내했다. 또한 해당 IP를 통해 로그인한 기록을 모두 역추적해 추가로 39개 계좌의 전자금융사기까지 예방해 총 8600만원 가량의 고객돈을 지켜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FDS를 활용해 전자금융사기를 예방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FDS는 전자금융거래에서 평소와 다른 이용 패턴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탐지해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우리·하나·외환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FDS 구축을 완료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13년에, 국민은행은 지난 4월에 구축했다.
 
지난해 카드사에서 대규모 고객 정보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정보 보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특히 실시간으로 계좌이체가 이뤄지는 은행 등에서는 금융사기피해 방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잇따라 FDS를 구축한 것이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고객의 전자금융거래가 이상거래라고 판단되면 위험 정도에 따라 해당 거래를 지급정지하거나 추가인증 처리하는 방식으로 FDS를 운용하고 있다.
 
이제 막 시스템을 구축한 은행들로서는 부정거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담당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주말이나 휴일 할 것 없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이상신호가 감지되는 등 소리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며 "이상거래를 발견하는 것은 FDS의 기능이지만 결국 사람이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는 문제라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커나 사기범들의 표적이 될 우려가 있어서 성과가 있어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앞으로 금융사간의 DB 공유시스템이 마련되면 성능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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