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서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조짐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을 촉발시키고 있다.
주요 신흥국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자금유출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미국이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자 신흥국에 들어왔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9일(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에서 한국 등 주요 7개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최대 150억달러(약 16조원)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에대해 IIF는 유럽 등 선진국 채권금리 상승과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서 나타나는 자금 이동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당시,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나오자마자 몇 달간 신흥국에서 채권과 주식가격이 급락하고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던 '버냉키 쇼크'를 근거로 들면서 2차 테이퍼 탠트럼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했다. 즉, 연준의 출구전략 스탠스와 연계한 노이즈라는 것.
당시 트라우마 때문에 신흥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자 금융시장에서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도 "과거에 태이퍼 탠트럼을 겪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며 "금리인상 과정에서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도 테이퍼 탠트럼 조짐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때 채권시장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고 이를 피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현재 세계금융시장은 버냉키 쇼크때와는 다르다는 점을 들면서 예상보다 충격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버냉키 쇼크가 선진국 경기개선 초기에 촉발된 것과 달리 현재의 경기개선 속도가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부진한 경제지표로 연기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는 점도 당장 신흥국의 테이퍼 탠트럼을 우려할 단계까지는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하회한데다 고용시장의 회복도 느려지면서 금리 인상 시기는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