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 임페라토르스키 요트 클럽에서 SUHD TV의 출시 행사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패널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신흥국 환율 약세,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저조한 수요 등 삼중고를 겪던 TV 제조사들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초고화질(UHD) TV의 판매 증가와 패널가격·환율에 대한 부담 완화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TV 제조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32인치 LCD 패널은 지난해 6월 83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해 올 1분기 94달러를 유지했다. 50인치 패널 가격은 187달러에서 201달러까지 치솟았다. 패널은 TV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유로화와 더불어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환율 하락도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이었다. 같은 가격에 판매해도 원화로 환산하면 매출이 줄어들고, 화폐가치 하락과 동반되는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는 신제품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재고물량 처리와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판매가 조정이 이뤄진 것도 수익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최악은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자를 탈출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의지도 한몫했다.
우선 LCD 패널 가격이 1분기 정점을 찍고 2분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점이 고무적이다. 위츠뷰가 발표한 5월 LCD TV용 패널가격 추이를 보면 32인치는 전월대비 2.8%, 48인치는 0.5%, 65인치는 1.2% 하락했다. LCD 패널 평균가격도 1월 203달러에서, 이달 182달러로 꾸준히 떨어졌다. 40, 42, 50인치 가격은 현재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공행진을 멈췄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패널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40인치 UHD LCD 패널 가격이 분기마다 2~6달러씩 하락하고 있고, 42인치나 48인치, 49인치 등 다른 패널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 헤알화, 루블화 등의 환율도 2분기 들어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보다 환율 영향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루블화의 경우 지난해 12월 1달러당 80루블까지 폭락하기도 했지만 최근 50루블 수준으로 올라섰다.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고 있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2분기부터는 전략 제품의 판매 실적이 본격 반영된다. 삼성전자 SUHD TV는 2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3월부터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 러시아, 유럽 등에 연이어 출시됐다. LG전자도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HD TV를 국내와 중국, 일본, 북미, 브라질 등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목을 잡았던 삼중고가 해소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