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탁구 올림픽 메달리스트 커플인 안재형(50)과 자오즈민(52)의 외아들인 안병훈(24)이 유럽프로골프투어대회 31번째 출전만에 마침내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안병훈은 24일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 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열린 BMW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1개의 이글과 5개의 버디를 얻으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안병훈은 대회 공동 2위 통차이 자이디(46·태국), 미겔 앙헬 히메네스(51·스페인)를 6타의 큰 차이로 제치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을 통해 안병훈은 우승상금 94만달러(한화 약 10억2000만원)와 함께 앞으로 열릴 US오픈·브리티시오픈 출전 자격도 따내게 됐다.
3라운드까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공동 선두였던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다르게 무섭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2번홀(파3)과 4번홀(파5)의 버디로 2타를 줄이며 전반을 마친 그는 11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였고, 12번홀(파5)에서 환상적인 샷으로 이글을 잡고 이번 대회의 우승을 일찌감치 사실상 굳혔다.
안병훈은 이후에도 15번홀(파4)과 17번홀(파5)의 버디를 더해 지난 2002년·2004년 각각 한 차례씩 기록된 이 대회 72홀 최저타 기록(19언더파)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이로써 안병훈은 대회 역대 최소타수 기록과 최초의 아시아인 우승자 기록을 한꺼번에 써냈다.
2009년 미국 아마추어 골프선수권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둔 안병훈은 지난 2011년 프로로 전향하고 유럽 무대에서 꾸준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키 187㎝에 몸무게 87㎏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호쾌한 장타가 주특기인 안병훈은 지난해 유럽골프 2부 투어에서 우승을 기록했고, 정식으로 1부 투어에서 활약을 시작한 올해 루키이면서도 바로 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이뤘다.
한편 안병훈은 25일 새롭게 집계돼 발표된 세계 남자골프 랭킹에서 2.40점을 받으며 지난주 132위와 비교해 78계단 오른 54위가 됐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