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목표로한 28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27일 의원총회를 열고 공무원연금 관련 여야 협상 내용을 보고한 뒤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받았다.
여당에서 추인 받은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기구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안'에는 "2015년 5월 2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에서 합의한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와 그 밖의 합의 내용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 검증을 하고, 제반사항을 논의하여 합의된 실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회에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설치한다"고 명시돼있다.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를 사회적 기구 논의 의제로 올린 부분에서는 야당의 입장이, 적정성 및 타당성 검증 부분에서는 여당의 입장이 반영된 절충안이라는 평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총회 등 공식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여야가) 합의해서 올라온 것으로 최소한의 논의 절차는 거쳐야 하겠지만 일단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문형표 장관이 사회적대타협기구 실무기구가 마련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 대해 '세대 간 도적질'이라고 규정하는 등 사회적 기구의 합의를 무력화시킨 장본인이라며 문 장관에 대한 해임을 주장하고 있어 여야 양당의 완벽한 추인에는 이르지 못 하고 있다.
문 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는 여야 합의 내용 이행에 대한 담보장치로 향후 구성될 사회적 기구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야당의 입장을 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와 문 장관의 해임 문제가 연계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말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같은 당 유승민 원내대표도 "지난번 복지위에서 야당 의원들과 문 장관이 충분히 대화했고 해임 사유로 드러난 게 없다. 해임 사유가 없는데 해임건의안 표결까지 동의하는 것은 저희 당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야당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에 대한 문 장관의 공식 사과 또는 공적연금 강화 및 사회적 기구 운영에 대한 여야 합의 수용 입장 표명 등의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 장관 해임에 대한 여야 시각차가 뚜렷하게 맞서면서 지난 4월 임시국회 당시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무산 여파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 한 50여 개 법안 처리 여부도 여야 협상 결과에 재차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국회가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남은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해 5월 국회를 '식물국회'로도, '빈손국회'로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법안 처리 협조를 압박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54개 법안이 (5월 임시국회의) 주된 합의사항이었던 것처럼 부각시키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공세"라며 5월 국회 성과 도출의 키를 쥐고 있는 문 장관에 대한 새누리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재차 촉구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28일 예정된 본회의 직전까지 공식·비공식 접촉을 통해 28일 공무원연금 처리 합의 이행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특위 여야 간사였던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등이 26일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권고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