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FIFA의 변화를 위해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며 FIFA 회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신임 FIFA 회장 선거가 열리는 29일 오후 한글과 영문으로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블래터 회장이 사임하는 것 뿐"이라면서 "블래터 회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서 그는 "나는 블래터 회장을 20년 이상 알고 지냈다. 블래터 회장은 매우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FIFA를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고 막강한 스포츠 단체로 키웠다"고 블래터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실망스럽게도 FIFA는 세계에서 가장 불신받는 단체 중 하나가 돼버렸다. 안타깝게도 FIFA의 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가 깊다."면서 "블래터 회장이 FIFA의 수장으로 지낸 기간 동안 부패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부회장은 블래터 체제 하에서는 FIFA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축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블래터 회장이 사임하는 것 뿐이다. 블래터 회장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빨리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글을 마쳤다.
한편 블래터 회장은 스위스 로잔 FIFA 본부에서 29일 열리는 제65회 FIFA 총회에서 5선에 도전한다. 블래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대한 잡음과 측근의 뇌물 스캔들 등이 겹치며 입지가 좁아지긴 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이 블래터 지지를 밝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과 비교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다수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