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 글로벌 경제가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독일 드레스덴에서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이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란 경고다. 디폴트는 결국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이에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루 장관은 "그리스의 채무협상 실패는 시장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던져줄 것"이라며 "지난 1월부터 5개월 간 아무런 소득도 없이 시간만 허비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협상이 마감시한 하루 이틀 전까지 이어질 경우 타결이 불발되는 사고를 자초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자리에서 잭 루 미국 장관은 그리스와 채권단이 '더블다운'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역시 그리스와 협상 타결 신호는 전혀 없다고 밝혀 향후 협상 타결까지 난항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번 G7 회담 기간 중 그리스 정부로부터의 긍정적인 소식을 전혀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 측이 요구하고 있는 추가 긴축에 대한 그리스의 이행 의지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독일 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의 재무장관들 역시 협상타결까지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전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그렉시트 가능성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언급한바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수일 내로 그리스와 채권단이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렉시트도 여러가지 가능성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리스에 대한 추가 대출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는 다음달 5일 3억유로를 비롯해 오는 19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총 16억유로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현금이 고갈된 그리스는 채무 지불능력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우려감이 시장에 팽배한 상태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4개월 가량 협상을 끌고있지만 아직 노동시장 개혁과 공무원 연금 삭감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