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성공전략도 나라마다 제각각

현지인 식성·종교 꼼꼼히 따져봐야

입력 : 2015-06-02 오전 11:11:10
여행을 가도 꼭 프랜차이즈 식당만을 찾는 관광객들이 있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바람에 반도 못 먹고 버린 경험이 있다면 더욱 프랜차이즈만 고집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음식이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맛을 내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프랜차이즈 메뉴는 나라의 문화와 종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나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런 이유로 현지인들의 식성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상 국외로 뻗어 나가야 수익이 커지기 마련인데, 이때 메뉴가 현지화되지 않으면 그 지역에 제대로 정착할 수 없다.
 
이 현지화(glocalization)를 잘해서 성공한 업체가 피자헛이다. 피자헛 피자는 나라 마다 들어가는 토핑이 제 각각이기 때문에 맛이 다 다르다. 일본 피자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새우나 오징어, 참치와 같은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다. 한국 피자에는 달콤한 감자크림이 들어가고 중동 피자에는 빵 속에 치즈가 내장된다.
 
◇일본 페스트푸드 레스토랑 (사진=로이터)
 
현지화는 진출하려는 나라의 사정에 밝은 토종 기업으로부터 꾸준히 피드백을 받으면 더 쉽게 진행할 수 있다. 혼자서 사업을 벌이면 그곳의 사정을 모르기에 시각이 제한적이고 새로운 레시피가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이점에서 본사 직원을 국외로 파견하기 보다는 현지에서 새롭게 채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현지인들이 믿는 종교 또한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종교에 따라 못 먹는 음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도 힌두교도들은 소 숭배 전통에 따라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 점을 감안한 맥도날드는 소고기 패티 대신 치킨을 넣는 전략을 사용했고 이는 인도인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중동에 진출한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슬람교 율법에 맞추어 돼지고기를 일체 넣지 않은 할랄 음식을 선보였고 이스라엘에서는 유대인 의식에 따른 코셔 음식을 출시했다. 유대인들은 음식 규율인 코셔에 따라 돼지고기나 비늘이 없는 물고기를 먹지 않는다.
 
현지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령이다. 실제로 업체들은 이탈리아 햄버거에 페르메산 치즈를 첨가하고 프랑스 햄버거에 염소젖치즈나 카망베르, 꽁테치즈 같은 토종 치즈를 넣는다. 태국 햄버거에는 칠리소스가 뿌려진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일본에서 오징어먹물을 가미한 블랙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화만이 능사는 아니다. 잘못하면 비슷한 현지 음식에 밀려 관심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이집트에서 출시됐던 맥도날드의 ‘맥파라펠’은 값싼 현지 맥파라펠의 인기에 묻혀 얼마 안가 판매가 중단됐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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