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식품 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놓은 농식품 벤처 활성화 대책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며 시작부터 삐그덕 대고 있다.
이번 대책은 ▲전남 혁신센터 내 원스톱 지원센터 설치 ▲100억원대 펀드 조성 ▲대기업을 통한 시장진출 뒷받침 등 3개 지원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현실을 외면한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며 원점부터 재검토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정부의 창조경제타운 관계자는 지난 2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농식품 벤처 활성화 대책을 두고 “그간 정부의 창업 지원 실패 원인이 된 대부분의 정책 미스매치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먼저 정부가 조성키로 한 100억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가 수익성 보다 공공성이 높은 쪽으로 투자금이 돌아가도록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공공성에 기댄 벤처기업은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 지속가능성이 매우 낮다. 투자운용사가 농식품 벤처에 출자하면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펀드 소진율을 높이는 데 지나치게 치우쳤다는 비판이다.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 내 설치될 원스톱 센터의 활용도를 둘러싼 우려도 높다. 농식품부는 이 센터에 직원 5명을 두고 2020년까지 1800개의 신규 창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직원 1인당 무려 360개의 창업 지원을 맡기겠다는 얘기다. 이에 민연태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잘 나가면 늘릴 것”이라며 “문제는 오히려 돈 집행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스스로도 전남 센터의 활용도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대기업에 의존한 시장 창출 지원 대책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시장분석 등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영역까지 대기업에 맡긴 것은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알짜 농식품 벤처기업을 인수해버리거나 유용한 기술 등을 탈취 및 유용할 여지도 있다. 엔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인수될 경우, (창업자는) 당장에 많은 이익을 갖게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벤처 생태계에 기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민연태 농림축산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농식품 벤처·창업 생태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사진/뉴스1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