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농가 월평균 소득 '291만원'..전년比 1.2%↑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전업농과 겸업농 간 양극화 심화

입력 : 2015-04-24 오후 4:25:31
지난 한해 농가는 가구당 월 291만원을 벌어 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이 농가의 지난해 평균소득 증가율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농가의 살림살이는 한해 동안 더 팍팍해졌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는 평균 3495만원을 벌고, 3055만5000원을 썼다. 각각 전년대비 1.2%, 1% 증가한 수준으로, 모두 물가상승률(1.3%)에 못 미친다.
 
농가의 실질소득은 지난해 사실상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농가의 가계난은 농가소득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농업외소득의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농가소득은 ▲농업외소득(42.3%) ▲농업소득(29.5%) ▲이전소득(19.5%) ▲비경상소득(8.7%) 등 크게 4가지로 구성되는데, 농가소득의 절반 가까이 되는 농업외소득이 지난해 전년대비 5.8%나 줄었다.
 
농업소득과 비경상소득은 한해 전에 견줘 늘었지만 이 역시 각각 2.7%, 3% 상승에 그쳤다.  기초연금과 농업보조금 등 공·사적보조금으로 구성된 이전소득만이 전년대비 16.7% 상승하며 유의미한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농가의 이전소득 대부분(91%)은 공적보조금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농가는 정부가 지원하는 소폭의 보조금 외에 생계를 위한 별도의 소득수단으로 소득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소득종류별 농가소득추이./출처=통계청
 
더구나 전년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농업소득에서도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의한 소득이라기 보기 어려운 농업잡수입의 전년대비 증감률이 71.7%로 가장 높았다. 농업총수입을 구성하는 나머지 농작물수입은 오히려 0.9% 줄었고, 축산수입은 22% 느는데 그쳤다.
 
가계난에 따라 농가는 아낄 수 있는 분야에서 최대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는 주거비와 수도·광열비, 교통·통신비 등에서 지출을 줄이고, 식비와 의료비 등 절약이 어려운 필수 지출 분야에서 소비를 소폭 늘렸다.
 
이같은 농가의 빈농화는 같은 기간 전체 가구의 가계수지 추이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전국 가구는 평균 4302만4000원을 벌고, 3355만5000원을 쓴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각각 전년대비 3.4%, 2.8%의 소폭 상승에 그친 '적신호'로 해석됐지만, 농가에 견줘서는 여전히 각각 807만4000원, 300만원씩 많은 액수다.
 
한편 농가 사이에서도 전업농과 겸업농 간 양극화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업만을 전업하는 농가의 소득은 겸업농가 소득의 60% 수준으로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업가구의 소득을 전·겸업별로 비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겸업농가 평균소득은 4371만7000원으로, 1종(4180만6000원)과 전업농(2637만1000원) 보다 많았다. 겸업농가는 전체 소득에서 농업소득과 농업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농업소득이 높은 1종과 농업외소득이 높은 2종으로 구분된다.
 
2종 겸업농가는 소득 외 다른 '가계부' 내역도 이들 두 집단에 견줘 좋았다. 가계지출이 많고 부채는 적은 것. 2종 겸업농가의 이같은 소득수준은 국내 전체 가구와 비교해서도 소폭 많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계형 전업농의 소득수준이 적은 것은 생계형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높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 살기가 어렵게 된 것이 오래전부터 드러난 현실"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반영해 만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토대로 농가가 농사 외 유통과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다른 사업에도 손을 뻗게 된다면 농가의 살림살이가 크게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아 기자(geulah.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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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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