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코스피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5월 고점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3월 저점대비 40% 나 올랐다. 쉼 없이 달려온 국내 증시는 벌써 1400포인트를 넘어 올해 고점이라 예상했던 1500포인트를 불과 100포인트도 남겨놓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증시전문가들은 이제 증시 고점을 높여야 할 처지로 몰려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1650포인트 고점론도 나온다. 토마토TV는 총 3회에 걸쳐 국내외 증시변수를 점검하고 투자전략을 제시 한다.[편집자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이처럼 크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최악으로 치닫던 국내외 경제상황이 금융시장의 안정 분위기속에 실물경기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악을 예상했던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예상치보다 좋게 나오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이 커진 것도 주가를 끌어 올렸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국내외 경제상황이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글로벌 경기 바닥론 모락모락
올 3월 초까지만 해도 동유럽의 경제위기가 각국의 부도로 현실화될 것이란 공포감이 팽배했지만 지난달 20일 G20 정상회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본확충을 결의하면서 동유럽 리스크가 빠르게 하락했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에서도 경제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의 회복신호가 가장 뚜렷해 지난 3월 잠정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3.2% 상승,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미국 주택구매가격도 전월대비로 1월 1%, 2월 0.7% 상승해 미국 주택경기에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주택경기바닥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실물부분에서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3월에 36.3을 기록해 지난 2월 35.6에 비해 소폭 개선됐고, 제조업의 모멘텀을 결정하는 신규주문지수는 33.1에서 41.2로 급등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더불어 국내 경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도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성장이 둔화됐던 중국 경제는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나면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해 11월 38.6에서 지난 3월 52.4로 4개월째 상승해 제조업 둔화가 진정되는 분위기이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우리나라는 이같은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지표 개선으로 향후 수출개선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성장률 상승 지속될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3월보다 10.6% 감소했으나 2월보다는 4.8%가 증가해 3개월째 증가했다.
경기선행지수도 112.9를 기록해 석달째 호전됐고, 현재 경기의 흐름을 나타내는 경기동향지수마저 지난 3월 111.9로 2월 110.8에서 1.1포인트가 상승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는 시차를 두고 좋아지는 것인데 시차가 2개월밖에 안 나는 것은 지난해 4분기 그 충격을 이미 어는 정도 회복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경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GDP)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4.3%, 전분기대비 0.1% 성장했는데 분석에 차이는 있겠지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동수 팀장은 "전분기대비 성장률 0.1%라는 폭보다는 1분기에 성장한 국가가 별로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경제가 리세션(경기후퇴)을 아주 짧게 마무리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해 더블딥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팀장은 "정부가 예산을 빨리 집행한 것이 1분기 반영됐다고 보고 하반기 정부효과가 낮아질 것이라는 점과 해외 여건이 대단히 우호적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상반기에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 등으로 1.5% 정도 성장률 하락을 막은 부분은 있다"면서도 "1분기 성장률 -4.3% 가운데 -3.1%는 소위 기업들이 재고조정을 하면서 나타난 하락으로 성장에 질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아마도 성장률은 올해 1분기 바닥을 통과해서 지속적으로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국내 증시 1500선 부근은 아직 현재 경기반전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경기 기대감이 좀 더 지소된다면 더 반영되기 시작하는 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외국인 매수 향방은?
그렇지만 경기 호전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크게 3가지가 국내 증시 상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우선 "미국의 저축율이 20년만에 처음으로 4%대로 올라가고 있는데 저축율이 3%까지는 주식시장을 리레이팅(주식재평가)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4%를 넘어서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떨어져 디레이팅되는 임계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지금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 민간의 부실이 정부의 부실로 옮겨갔을 뿐 과잉공급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증시에 직접적인 매매주체와 관련해 그는 "현재 외국인이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벗어날 때 통상적으로 한국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것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달 말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도 한 요인이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금 가운데서는 조세회피지역에서 들어온 단기성 자금이 많은 게 흠이다. 언제든 국내 증시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투기성 자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갈 경우에는 수급 불균형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증시 일각에서 증시 낙관론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흘러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