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렬하다. 이 기술이 기업에 보안 위기를 가져올 것이란 반대측과 생산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란 찬성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찬성측은 우선 기업이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클라우드에 저장돼 있는 정보를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정보를 다룰 수 있게 되면 자연히 업무 속도가 빨라져 생산성이 증대된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게임 클라우드 홈페이지에서 구축마
법사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면 정보가 온라인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망가져서 자료가 사라지거나 훼손될 위험도 없다. 컴퓨터 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새 프로그램을 구매하거나 오퍼레이팅시스템(OS)을 계속 설치해야 하는 수고도 사라진다. 클라우드 업체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만 잘 활용하면서 서버 관리만 해주면 된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클라우드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세계시장 규모가 올해 176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IT 시장의 4%에 불과한 수준이나,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잠재력은 높은 편이다. 오는 2017년이 되면 2400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먼 크로스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기업이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각종 설비를 갖추거나 보안망을 설치해야 하는 수고가 없어져 더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안 문제를 걸고넘어진다. 정보가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순간 기업의 통제권이 사라져 문제가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해킹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핵커들이 각종 정보가 집약된 클라우드를 가만 놔둘 리가 없다고 본다. 해커들은 세계적인 은행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를 해킹할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국방부 문서와 NSA 기밀문서를 입수해 세상이 발칵 뒤집혔던 것을 생각해보면 해킹 문제는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꼭 해커가 아니어도 정보가 없어질 위험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가 기업의 약관 불이행을 이유로 정보를 삭제하거나, 망하는 경우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부도를 내면 온라인에 있던 정보가 사라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economics of scale)를 지향한다. 기업이 다루는 정보량이 적을 경우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관리하는 타기업의 정보를 어떻게 다룰지 알 수 없는 것도 맹점이고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광고를 편성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의 소중한 정보가 광고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이다. 브루스 슈나이어 컴퓨터 보안전문가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해 공개된 규율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면 다른 회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이동의 자유도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