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입구에 열감지기가 설치돼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확산 우려감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 풍경도 바꾸고 있다.
회사 입구에 열감지기를 설치하는 가하면,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해 비상대책을 검토하는 등 메르스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사옥 입구에 열감지기를 설치, 가동에 들어갔다. 앞서 사옥 내 각층마다 자동 손 소독기를 설치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한 데 이어 열감지기까지 마련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직원들도 메르스 감염자 여부에 대해 궁금해 할 것 같고, 회사도 혹시나 감염된 사람이 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설치했다”며 “과거 사스(SARS) 때도 열감지기와 자동 손 소독기 등을 설치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시장 운영의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 각 본부별로 비상대책도 세우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혹시 모를 집단 감염 등을 대비하는 것으로, 시장본부에서 대체인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에 출장을 다녀온 직원에게는 자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최근 두바이에 출장을 다녀온 거래소 직원 1명은 현재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 귀국하지 않은 거래소 직원은 3명이다.
증권사들도 메르스 감염·확산 예방을 위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서울·경인지역 제1본부 VIP 설명회’ 등 기타 단체행사를 취소했고, 메르스 관련 대응·조치사항을 전사에 공지했다. 또 비상연락망 체계를 구축해 대비하고 있으며, 사내 곳곳에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대신증권은 서울 여의도 본점 1층 영업부의 전광판과 시세조회 컴퓨터 운영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잠잠해지기 전까지 전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에는 회사 입구에 열감지기도 설치했다.
이 밖에 KDB대우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거나 사내 곳곳에 비치했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체온계를 마련해 직원들이 필요할 때 체온을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사 한 직원은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진 뒤 사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 비해 훨씬 위생관리에 신경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