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1.50%로 내리면서 은행권의 2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예대금리차가 하락하면서 은행의 핵심이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금융권 1위를 기록한 KB금융은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으로 2분기 순이익이 11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0% 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2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2840억원 가량으로 30% 급감할 전망이다. 기업은행 역시 2680억원으로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2분기 5730억원의 순익을 거두겠지만 전년 대비 3%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2856억원으로 1분기 수준의 순익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 3월에 이은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은행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이다. 이자이익이 은행 전체 이익의 90%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자마진 하락은 은행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1분기 국내 은행들의 NIM은 1.63%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3~5bp 정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공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규제 리스크도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거들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판매로 은행의 자산성장률과 이자이익은 2분기에 2%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장기적으로는 은행권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은 마지막 금리인하 카드라는 점에서 NIM이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 하락세가 멈추면 실적 악화 가능성이 낮아진다"며 "NIM 하락세가 멈춘다면 하반기 중 분기 순이익이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