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방송통신 주무부처의 수장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우리나라 미디어의 현주소를 '80년대 군부독재 시대에 머물러 있는 체제'라고 혹평하며, 미디어업계의 변혁이 필수라는 주장을 내놨다.
미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최시중 위원장은 11일 도쿄에서 동행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19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언론체제를 완전히 개혁하고 변화시키는 디지털 전환, 디지털 에포크(Epoch, 신기원)야말로 미디어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는 분기점이자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KBS나 MBC 문제, 신문과 방송의 겸영 문제가 불거져나올 때마다 지금의 미디어업계는 80년대 전두환 군부정권이 언론 탄압을 위해 강제로 짠 '기형적 구조'라는 주장을 심심치 않게 해왔다.
최 위원장은 "(올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뿐만 아니라 보도채널도 선정할 예정이고, KOBACO(한국방송광고공사)에 변화가 일어나면 민영미디어랩의 갯수와 규모의 적절성도 따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서비스선진화 민관합동 회의에서 오는 6월 미디어법이 통과되면 연내 종합편성PP와 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되는 2013년이 국내 미디어계가 변화하는 디지털 에포크(Epoch·신기원)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와 정부는 오는 2012년말까지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로 전면 전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면 현재 30% 수준을 간신히 웃도는 지상파 가시청 가구가 90%대에 육박해 난시청 지역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 당사자인 지상파TV 등은 관련 재원 마련 등에 곤란을 겪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우기 방송업계는 방통위와 정부가 추진 중인 신문과 방송 겸영이 허용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지금보다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려 방송업계 전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경제적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 좋은 기회가 오는 것처럼 미디어 개혁을 위한 투자는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의미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디지털전환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미디어 개혁이 새로운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될거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미디어 개혁을 위해서는 합일된 국민적 의지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 앞서 일본의 총무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일 양국이 방송통신융합서비스 활성화와 4G(4세대) 이동통신 표준화 등 방송통신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방송통신융합서비스 ▲이동통신 서비스 ▲디지털 전환 ▲정보 보호, 스팸 대응 ▲통신망 고도화 ▲전파관리 ▲ 방송통신 기술 개발 및 표준화 등의 분야에서의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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