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도 고교무상교육 예산은 편성한 반면 내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누락시킨 가운데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지방교육청에 떠넘길 수 있는 예산은 편성조차 포기하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의식해 고교무상교육 예산만 선별적으로 신청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이 지난 18일 발표한 ‘2016년도 예산(안) 주요사업비 설명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대통령 공약 관련 예산사업은 고교무상교육 시행에 필요한 2461억원 뿐이었다.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교실 예산 2조 8000억원은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행법상 누리 과정 예산은 국고가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편성하도록 고려했다"며 "각 시·도 교육청이 지방채 발행을 하도록 했으며 내년도 예산에 대한 이자지원 예산 3862억을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교 무상교육은 대규모 재정 소요가 발생하고 중앙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전국 단위 사업"이라며 국고 예산을 지원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는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국회를 통한 의견 관철을 준비 중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박재성 사무국장은 1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산은 없다고 하면서 고교무상교육만 예산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 고교무상교육만 예산을 편성할 것이 아니라 기존에 해왔던 누리과정과 초등돌봄도 예산 편성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할 것을 강력히 재촉구 했다.
또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야 당대표, 원내대표들에게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면담을 통해 지방교육재정파탄 우려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중앙정부에 예산 편성을 요구할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안 되면 국회와 협상·논의를 통해 국회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린이집연합회나 어린이집 원장들과 대화를 통해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가 책임지도록 함께 요구해 나갈 방침이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