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Sepp Blatter). (사진=로이터통신)
국제축구연맹(FIFA)이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가운데 FIFA가 제작비 90%를 투자한 프랑스 영화 '유나이티드 패션즈(United Passions)'가 개봉 첫 주 918달러(한화 약 101만원) 티켓 판매에 그치며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역대 최악의 영화'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연예지 '할리우드 리포터' 발표를 인용해 "FIFA 역사를 다룬 '유나이티드 패션즈'가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최악 수입을 거둔 영화가 됐다."며 "개봉 이후 첫 주 동안 918달러(한화 약 101만원) 수입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영화의 흥행 실패 원인은 최근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FIFA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아 관객이 영화관을 찾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 제작비 2700만달러(한화 약 298억원) 중 FIFA가 90%가량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이 영화에는 영국과 프랑스 대표 배우들이 출연했다. 그러나 FIFA가 최근 부패 스캔들로 미국과 스위스 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은 점이 '유나이티드 패션즈' 영화 흥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 프레데리크 오뷔르탱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1904년 FIFA 창설 이후 역대 회장의 활약상을 다뤘다.
그런데 영화에 담긴 블래터의 모습은 최근 블래터가 세간에서 받는 평가와 상이하다.
영화에서 블래터는 1998년 FIFA 수장에 오른 뒤 오랜 축구계 부패 현상에 충격받고 FIFA 집행위원들에게 "윤리적으로 아주 사소한 잘못만 저질러도 처벌 하겠다"고 말하는 정의로운 인사로 그려진다.
더불어 영화는 시종일관 블래터 회장을 마치 '비리와 맞서싸우는 영웅'으로 표현했다.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은 2012년 미국 박스오피스 사상 꼴찌로 기록된 뮤지컬 영화 '아이 키스드 어 뱀파이어(I Kissed a Vampire)'의 1380달러(한화 약 152만원)에도 못 미친다.
감독을 맡은 오뷔르탱은 "내가 마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아프리카에 옮긴 사람이나 경제위기를 불러온 사람처럼 악인으로 비치고 있다"며 "이제 내 이름은 부패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를 찍는 선동꾼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