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경기 전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Newsis
리더십에 목마른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프로야구에서도 100여명에 가까운 선수단을 이끄는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스 식의 지휘·통제 대신, 선수를 살피고 이끄는 진정한 리더십을 구사하는 감독에게 관중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다. 대표적인 감독으로는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성근 한화 감독을 들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KBO리그 최초 통합 4연패를 기록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프로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은 '야신'이라 불리며 일찌감치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두 감독의 리더십을 비교해보고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편집자).
류중일(52)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평소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 말한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왔을 시기 외에는 고향에서 지냈고 좋아하는 야구를 평생 하며 명예를 쌓고 경제적 풍요도 누렸다.
196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류 감독은 2살에 수협 직원인 부친을 따라 포항으로 이사왔다. 포항 중앙초교를 다니며 처음 야구를 접했던 그는 대구 대구초교로 전학해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으며(대구초 야구부 해체로 대구 삼덕초 전학 후 졸업), 대구중-경북고-한양대 재학 중 좋은 유격수로 이름을 날린 끝에 고향 연고 팀인 삼성에 1차지명 선수로 입단하며 파란색의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 시절의 류 감독은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다. 타격이 나쁘지 않았지만 탄탄한 수비로 일찌감치 '국가대표 유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그는 삼성 시절에도 2루수인 강기웅과 함께 최고 수준의 키스톤 콤비로서 꾸준하게 활약했다. 다만 감독 시절과 달리 선수 시절에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또한 선수 생활 후기에 찾아온 목 디스크 때문에 선수 생활은 길지 않았다.
삼성 구단 최초의 은퇴식을 경험한 그는 이후 팀에서 수비·주루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로 이름을 떨쳤다. 류 감독은 LA 다저스 수비 교범을 구해 일일이 번역하며 공부하고 노력했다. 결국 선동열 감독 다음의 삼성 사령탑은 준비된 류 감독의 몫이었다.
류 감독의 감독 시절 삼성은 시즌 초에는 중하위권에서 맴돌다 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상위권 팀이 되곤 했다. 탄탄한 전력이 갖춰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위권을 맴돌아도 "날씨 더워지면 잘 하겠지"라며 조급해하지 않고 선수들을 믿고 소통하면서 분위기를 추스렸다. 류 감독 말처럼 삼성은 끝내 선두로 시즌을 마친다. 믿음과 소통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린 점이 삼성의 통합 4연패 동력이 됐다.
물론 류 감독 또한 지우고 싶은 역사는 있다. 2013년 봄 치러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1라운드 탈락을 한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 때뿐이었다.
2011년 삼성과 감독 첫 계약을 한 그는 2013년 시즌이 종료되자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522경기에서 312승 11무 199패(승률 6할1푼)의 좋은 성적을 썼다. 올해도 삼성은 우승이 유력한 팀이자 현재도 상위권에 있는 강팀이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