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채권 시장 버블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영국 공인재무분석사협회(CFA UK)가 전세계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37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분의 2는 선진국 증시가 과대평가된 것으로 답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선진국 주식시장이 과대평가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 2012년 CFA UK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응답자의 70%는 채권시장도 과대평가됐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3월에 조사했던 결과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응답 비율을 유지한 것이다.
특히 여름에는 금리인상과 함께 여름 휴가가 맞물려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더욱 고갈되면서 가격변동이 심해지고 주식·채권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답했다.
윌 굿하트 CFA UK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몇 년간 풍부한 유동성으로 자산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적정 밸류에이션 보다 과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고점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겠으나 중요한 건 다수의 투자자들이 유동성에 따라 주식·채권 가격이 고평가됐다고 인식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금리인상을 앞두고 주식과 채권 가격 상승이 제한적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주식과 채권 시장에는 상당한 유동성이 유입됐으며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상품 중심으로 급등세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자산 가격의 붕괴 우려가 고조되는 것은 잠재적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유동성이 고갈될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래넌 아구스 골드만삭스 자산 운용 매니저는 “양적완화 이후로 자산 가격이 고평가된 것은 사실이지만 기회의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래넌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 종목들 간의 상관계수가 줄어들었다”며 “따라서 종목별로 트레이딩 전략을 꾀하는 액티브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상황에서도 충분히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남길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달러화.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채권시장의 과대평가의 원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을 꼬집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