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땅' 거리던 제주도, 메르스 공포에 '조용~'

투자 방문 급감으로 중개업소 개점휴업 상태

입력 : 2015-06-22 오후 3:09:39
정부청사가 이전한 세종시와 함께 토지시장을 평정했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이 메르스 여파로 투자자들 방문이 끊기면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141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제주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되며 지역의 우려가 더 커졌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제주도 땅값은 3.54% 상승,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청사가 이전하며 땅투기 바람이 불었던 세종시 3.18%보다 높다. 같은 기간 전국 땅값은 평균 1.99% 상승했다.
 
◇제주 휴양단지 조성 현장. 부동산투기 과열양상을 보이던 제주도는 최근 메르스 전염 확산으로 투자 방문이 급감했다. 사진/한승수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제2의 인생을 찾아오는 이주수요와 영어교육도시를 이주민이 늘며 부동산 수요가 급증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신화역사공원,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 등 7대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특히, 중국 거대 투자자본이 제주에 집중 투자하며 투자열기를 고조시켰다. 실제 이 달 초 한림읍 농지 228㎡는 감정가 364만원 보다 8배나 비싼 3050만원에 낙찰될 정도로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땅값 고공행진에 거래도 증가했다. 올 1~4월 제주도에서는 총 2만3563필지가 거래됐다. 2년 전 같은 기간 1만4021건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외국인 토지거래는 644필지다. 서울 1573필지, 경기 1464필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외국인 거래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열기는 최근 메르스 전염 공포 확산과 함께 급격히 식었다. 지난 20일 방문한 제주 안덕면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외지 방문객이 주로 찾아오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았다. 메르스 발병 이후 투자 방문객이 끊기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메르스 공포 확산 이후 제주도를 찾는 내방객은 평소 대비 20~30% 감소했다.
 
안덕면 화순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양정숙 낙원공인 대표는 "개인 별장이나 게스트하우스, 펜션으로 사용할 땅을 찾는 문의가 많았지만 메르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며 땅을 알아보러 오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며 "요즘은 휴가라고 생각하고 거의 문을 안 열고 있다"고 말했다.
 
안덕면은 올레9, 10길이 지나고, 2조원 규모의 신화역사공원 개발 사업의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곳으로, 투자 문의가 많은 곳 중 하나다.
 
다만 양 대표는 "농지거래 강화 조치도 있고, 현재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로 투자자가 나타나도 연결되기 힘든 상황"이라며 "메르스 여파가 있지만 시기상으로 어차피 거래가 힘든 상황이다. 부동산적으로나 메르스 때문이나 조정기가 지나가면 다시 활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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