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뭄으로 인해 치솟은 양파 값을 잡기 위해 중국으로부터 양파를 수입하기로 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온·가뭄에 따라 약 14만톤의 양파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른 가격 폭등에 대비해 수급 경계경보를 발령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욱 정책관은 “중국산 양파가 국내에 들어올 가격대는 135% 관세(TRQ 수입)를 적용해 1000원 정도”라며 “중국 외에도 우즈벡, 베트남, 미국 등 수출국들의 작황 등 동향을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가 이처럼 양파 조기 수입에 나선 것은 양파 값이 지난 18일 기준 1kg당 1051원을 돌파하며 수급매뉴얼상 심각단계(1kg 당 1012원)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현행 양파수급조절매뉴얼상 양파의 중앙값은 696원인데, 현재 양파 값은 이 보다 무려 45% 가량 비싼 상태다.
농식품부는 양파 값 상승 경계경보 발령을 토대로 양파 공급량을 안팎으로 늘려나갈 예정이다. 국내적으로는 계약재배 물량 22만톤의 출하를 앞당기고, 국외적으로는 TRQ 물량 2만1000톤에 더해 부족분을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7~8월 간 양파를 수급조절하고, 심각단계가 지속될 경우 부족량 범위 내에서 TRQ 증량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양파 값이 치솟은 데는 가뭄뿐 아니라 줄어든 양파 재배면적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식품부 계산에 따르면 이번 양파 부족물량 전체의 18% 가량은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는 가뭄과 같은 천재지변과 달리 농식품부의 미흡한 수급관리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욱 유통소비정책관은 “양파 등 작물은 4월말부터 6월 초까지의 기상 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30%까지 좌우된다”며 “재배면적의 적정성도 중요하지만 작황에 따라 생산량의 변동폭이 크다 보니 현실적으로 완전하게 대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매뉴얼상 양파 값 상승은 ▲801원부터 주의 ▲907원부터 경계 ▲1012원부터 심각 수준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수급관리대상이 된다. 하락치는 ▲591원까지 주의 ▲487원까지 경계 ▲331원까지 심각 단계로 나뉜다. 농식품부는 오는 23일 농가 등 생산단체 대표들과 만나 이같은 정부의 방침을 설명함으로써 반발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브리핑하는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사진/뉴스1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