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동인권지킴이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2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했다. 사진/임효정기자
삼성노동인권지킴이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2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삼성 직업병과 관련해 화학물질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삼성 직업병과 관련한 조정위원회의 조정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올바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가 개선돼 추가 피해자의 발생을 막아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의 발제자인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실장은 "화학물질 노출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모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며 "위험성을 인정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태도로 미지의 위험까지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영업비밀을 이유로 화학물질 등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충식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2그램의 반도체칩을 생산하기 위해 1600그램의 화석연료와 72그램의 화학물질 등이 사용된다"며 "화학물질의 양과 종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밀로 모두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공개가 기업이익에 반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며 "메르스 사태에서 비공개가 사회에 얼마나 많은 위험을 끼치는지를 알아야한다"고 지적했다.
노상철 단국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역시 "삼성반도체 내의 사용 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비공개이며 그 많은 물질들의 성분에 대해서도 많은 추측과 의혹만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대중과 먼저 신뢰를 쌓고 유지, 구축하는 것이 질병 발생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 고 황유미씨의 백혈병 사망 이후 8년째 삼성 직업병 싸움이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보상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제3의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조정위원회는 조정 의제(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해 세 주체와 네 차례의 조정과정을 거쳤으며, 이달 안에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