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매·주택불안에 급락..다우2.18%↓

소매판매지수 예상밖 감소..모기지신청·주택압류건수도 악화

입력 : 2009-05-14 오전 6:45:0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매판매 실적이 예상 외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주택경기가 불안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날에 비해 184.22포인트(2.18%) 떨어진 8284.89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4.43포인트(2.69%) 내린 883.9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73포인트(3.01%) 하락한 1664.19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발표된 4월 소매 판매 지수는 3월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백화점체인 메이시, 여성 의류업체 리즈 클레어본 등 대표적인 소매유통업체들의 실적 악화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주택시장 회복도 아직은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모기지 신청은 8.6% 하락했고 지난달 주택 압류 건수의 경우 전년 대비 32% 증가, 2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한달 넘는 랠리에 대한 부담감까지 더해지면서 개장초부터 약세를 보인 미 증시는 결국 3대 지수 모두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랠리, 멈추다
 
오크브룩 인베스트먼트의 투자분석가 피터 잰코프스키스는 "투자자들은 시장이 원래 그 자체의 상태보다 너무 앞서서 이번 경제침체로부터 공격적으로 빠져나오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3월9일의 저점을 재시험하지는 않겠지만 그때 이후의 수익분에 대해서는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S&P500이 지난 3일간 4.9% 하락한 것은 금융권이 미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일자리 감소 속도가 주춤하고 있다는 정보에 의해 추동됐던 지난주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을 씻어낸 것이다.
 
주가가 너무 비싸졌다는 우려에 S&P500지수는 2009년 들어 2.1% 하락했다. 이에 지난 3월9일 12년래 최저치 기록으로부터 31% 재반등해왔던 랠리 기조도 멈췄다.
 
S&P500 지수는 개장초 기업 실적 발표의 영향으로 10월이래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약 15번 고평가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의 주가 등락이 너무 격렬한 상태라서 최근 두달간의 주식시장 랠리가 황소장의 시작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달 S&P500지수의 변동성 지수는 약 31을 나타냈다. BoA에 따르면 앞서 1928년 이래 있었던 곰 장세에서 황소장세로 이어진 8번의 전환기에서 변동성 지수는 약 20수준에 머무른 바 있다.
 
런던에서 주식시장에 대해 조사하는 벤자민 보울러는 어제 보고서를 통해 "대공황시대까지 역추적해본 결과 우리는 현재 수준만큼 높은 변동성 속에서 장기적인 황소장이 이뤄졌던 경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 부진
 
미 소매판매가 지난달 0.4% 하락했다는 정부 발표 후 월트디즈니, 포춘 브랜드, 베스트바이의 주가는 하락했다. 세계 최대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의 주식은 이날 3% 미끄러진 주당 23.60달러를 기록했다. 짐 빔 버번 위스키와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메이커인 포춘 브랜드는 5% 미끄러진 36.09달러를 나타냈다. 베스트바이는 5% 주저 앉은 35.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 중 28개 소매업종들은 3.3% 침몰했다.
 
4월 소매판매가 0.4% 하락한 것은 3월 소매판매 수정치가 종전 측정치보다 악화된 1.3% 하락했다고 정정된 뒤에 잇달아 나온 것이다. 자동차 판매를 제외하고 판매는 0.5% 하락했다. 일자리 감소, 주택가격 하락, 가정의 자산가치 하락은 소비자들의 소비능력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대형백화점 메이시 등 하락
 
특히 미국의 2위 대형백화점 체인 메이시는 이날 무려 6.7% 미끄러지며 11.52달러로 추락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메이시는 판매량이 저조한 가운데 재고량이 줄어든 후에도 1분기 손실이 더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KBW 금융 지수는 피프쓰 써드 뱅코프, 마샬앤드아이슬레이와 헌팅턴 뱅크셰어즈 등이 추락하면서 6.5% 하락했다. 미 정부로부터 450억달러의 구제자금을 받은 씨티그룹 주가는 6.8%
미끄러지며 3.41달러로 뒷걸음질 쳤다. BoA는 10% 가라앉으며 11.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서비스 회사 ING는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한 여파로 이날 10% 미끄러졌다. 전체 금융주는 6.5% 하락세를 보였다. 칩 생산 기계를 만드는 업체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컴퓨터 디스플레이와 태양 패널에 대한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4.3% 가라앉았다.   
 
주택시장 부진
 
부동산 중개업체와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는 이날 주택 차압 건수가 두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발표되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374개 가정 중 하나꼴로 주택값이 지불되지 않거나 경매 처분 경고, 혹은 압류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얼리티트랙이 해당부문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의 기록이다.
 
S&P500의 부동산 지수는 6.6% 하락하며 24개 산업군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센텍스와 레나는 7.3% 이상씩 추락하며 주택건설업종을 5.7% 하락세로 이끌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4.3% 하락한 10.9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2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고 이번 분기에도 또 다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S&P500 지수 가운데 지난 4월7일이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435개 기업의 평균 주당 수익은 37% 감소했다. 이번 분기는 7분기 연속 순익 감소 행진을 기록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는 최장 기간 순익 감소 기록이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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