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입은 블랙베리, '신의 한수'될까

하반기 2종 출시 예상…앱 확대·수익개선 기대

입력 : 2015-06-24 오후 3:09:44
블랙베리 스마트폰. 사진/ 로이터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캐나다 스마트폰 업체 블랙베리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블랙베리 안드로이드폰으로 언급되고 있는 모델은 코드명 '베니스'와 '프라하' 두 종류다.
 
오는 11월 출시가 예상되는 베니스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쿼티 자판을 적용한다. 주요 사양으로는 64비트 퀄컴 스냅드래곤 808 헥사코어 프로세서, 5.4인치 쿼드 HD 디스플레이, 후면 1600만, 전면 500만화소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하는 인도 등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저가형 모델로, 이미 단종된 '블랙베리 Z3'을 토대로 개발될 것으로 전해졌다. 베니스보다 이른 8월 출시가 점쳐지고 있다.
 
블랙베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적용에 대한 반응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직장인 정모(32) 씨는 "블랙베리가 독보적인 디자인을 갖추고 있음에도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에 제한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매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안드로이드 OS로 출시되면 될 경우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블랙베리에게 안드로이드는 '신의 한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랙베리의 상징과 다름 없는 키보드 자판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된 앱 생태계 부족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블랙베리는 자체 OS를 운영하면서 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 앱스토어를 탑재했지만,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주지 못했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과거 블랙베리는 이메일 기능을 포함한 비지니스용 스마트폰으로 입지를 다지며 점유율이 20%를 넘었다. 하지만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 블랙베리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1%도 안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플랫폼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중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는 79.4%에 달한다. 
 
하지만 블랙베리가 자체 OS를 통해 일궈낸 '보안'과 '정보 보호'라는 장점이 퇴색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블랙베리 '패스포트'를 사용 중인 박모(30) 씨는 "블랙베리의 폐쇄적인 OS가 주는 장점이 있다"며 "안드로이드가 적용되면 블랙베리 특유의 장점이 사라지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랙베리는 안드로이드폰 출시에 대한 확답을 피하면서도, 안드로이드 OS 적용이 기존 블랙베리 10 OS의 종언은 아니라는 뜻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블랙베리가 자체 OS와 안드로이드 OS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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