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출전하는 정현, 10대 패기 펼칠까

1회전 승리시 7년만의 메이저 대회 한국인 승리

입력 : 2015-06-28 오전 11:57:46
 
이형택(39) 이후 한동안 다른 나라 일로 여겨졌던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 다시 한국 선수가 등장한다. 아직 만 스무 살이 안된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이 그 주인공이다.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29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막을 올린다. 정현은 이 대회 남자 단식 본선에 출전한다.
 
◇4월1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2·스페인·30위)와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단식 2회전(16강)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는 정현. ⓒNewsis
 
◇정현, 이형택 이후 메이저 대회 본선 진출한 첫 선수
 
이번 대회를 한국 스포츠 팬이 주목할 만한 이유는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이 남자 단식 본선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출전은 2008년 8월 US 오픈의 이형택 후 7년 만이다. 
 
올해 급성장세를 보인 정현은 지난 달 세계 랭킹을 69위까지 높이며 윔블던 단식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현재 그의 세계 랭킹은 78위로 다소 내려간 상태다.
 
윔블던은 정현에게 좋은 추억이 있는 대회다. 2013년 주니어 남자단식에 출전해 준우승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주니어 세계 랭킹 41위던 그는 비록 결승에서 패했으나 한국 선수 중 네 번째 메이저 대회 주니어 단식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그는 그 당시 결승에서 닉 키리오스(29위·호주), 보르나 코리치(39위·크로아티아) 등 지금은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연파해 잠재력을 드러냈다.
 
이제는 성인 무대에서 그가 자신의 실력을 입증할 차례다. 정현이 이번 대회 1회전을 이길 경우 2008년 프랑스 오픈 당시의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서 거두는 승리가 된다.
 
다행히도 정현은 1회전에서 손쉬운 상대와의 붙게 됐다. 26일 진행된 대진 추첨 결과 정현은 피에르-위그 에베르(151위·프랑스)와 1회전에서 자웅을 겨룬다. 정현에게는 여러모로 유리한 상대 선수다.
 
에베르는 올해 1월 당시 세계 랭킹 107위가 자신의 최고 순위로, 정현은 올해 1월 호주 오픈 단식 예선 1회전에서 에베르와 만나 2-0(6-4 6-2)으로 이긴 바 있다. 
 
정현은 1회전을 이기면 2회전에서는 버나드 토믹(26위·호주), 얀-레나르트 스트러프(112위·독일) 경기 승자와 붙는다. 만일 정현이 3회전도 뛴다면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노박 조코비치-로저 페더러-앤디 머리, 누가 우승 왕관 쓸까
  
이번 대회 남자단식은 지난 해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 2012년 챔피언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 2013년 챔피언 앤디 머리(3위·영국)의 격돌이 예상된다. 한 번씩의 우승 경험이 다 있는만큼 팽팽한 접전이 기대된다.
 
새 선수와 함께 흔히 세계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최근들어 세계랭킹이 10위까지 밀리면서 10번시드를 받게 됐다. 결승까지 진출하려면 여러모로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남자단식 유력 우승자는 이 대회에서 이미 7번이나 정상 등극에 성공한 페더러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은퇴)와 함께 윔블던 우승 횟수로 공동 1위인 그는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 윔블던 우승 횟수 단독 선두가 된다.
 
여자단식은 세리나 윌리엄스(1위·미국)의 2002~2003년 이후 두 번째 '세리나 슬램' 달성여부가 관심거리다. 지난해 US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그는 윔블던을 우승하면 메이저 4개 대회를 연이어서 제패하게 된다.
 
윌리엄스는 2002년과 2003년, 2009년과 2010년, 2012년 등 이 대회에서 다섯 차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에서 마르가리타 가스파리안(113위·러시아)과 만난다. 한동안 쉬운 상대와 겨룰 윌리엄스는 4강에서 샤라포바와 만날 기회가 생긴다.
 
2011년과 2014년에 윔블던 챔피언에 오른 페트라 크비토바(2위·체코)가 '세리나 슬램'을 막을 대항마로 손꼽히는 가운데 시모나 할레프(3위·루마니아)와 마리야 샤라포바(4위·러시아) 등도 눈여겨볼 후보로서 거론된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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