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지난 1996년 미국 3대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 모터스(GM)가 EV1이라는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를 선보였다.
당시 톰 행크스를 비롯해 헐리우드 톱스타들은 TV를 통해 새로운 녹색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녹색빛 미래를 약속했던 EV1은 오일자본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떼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환경보다 돈이 우선이었던 편협적인 생각이 녹색성장을 소멸시켰던 것이다.
◇ 세계는 다시 녹색물결
환경오염이 극에 달하자 전세계는 경제성장과 환경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다시 녹색성장을 표명했다.
세계가 미국 금융위기로 시작된 불황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며 녹색성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영국에서는 '전기차를 사는 사람에게 5000파운드(약 1000만원)를 지원해 준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점점 고갈돼 가는 석유는 이제 환경오염 뿐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녹생성장은 과거 산업혁명, 석유혁명, 정보기술(IT)혁명을 잇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등장했다.
피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관의 시장이 열린 것.
녹색물결은 미래 경쟁무대에서 우위를 결정하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정립되고 있다.
◇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한국도 녹색옷으로 갈아입었다. 최근 정부는 '4대강 살리기'를 핵심으로 하는 36개 녹색뉴딜 사업에 4년간 50조원을 투입해 9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녹색성장은 새로운 시대를 맞는 출발선에 있어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신자유주의적인 성장제일주의로 일관했던 그간의 정책과 부족한 녹색인프라에 대한 비판도 많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이미지가 겹친다는 여론을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성장 중심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될 일이다.
머지않아 막이 내릴 석유혁명시대를 대신할 녹색혁명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성장과 환경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행여나 환경은 빠지고 성장만을 중심으로 편협적으로 내달린다면 '껍데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게 분명하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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