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고맙다' ETN, 시총 1조원 돌파

개설 7개월여 거래 쏠림·개인투자 부진은 과제

입력 : 2015-07-01 오후 3:49:30
새 종합자산관리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장지수증권(ETN)이 개설 7개월여 만에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ETN에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몰리면서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36개 ETN 시가총액은 총 1조855억5750만원으로 지난해 11월17일 개설 당시 4697억원의 두배를 훨씬 웃도는 규모로 확대됐다. 개설 첫날 6559만원 수준에 그쳤던 일일 거래규모도 이날 기준 74억원 정도로 늘었다. ETN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저금리 속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일부 종목별 차이는 있지만 기관 투자비중이 개인 투자비중을 훨씬 압도한다. 심지어 기관이 개인 매수세의 300배를 훌쩍 앞서는 종목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N에 대한 기관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각 ETN 상장 증권사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전략이 많다는 점도 기관의 투자욕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ETN 종목은 현재 36개 종목으로 오는 3일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하는 해외지수 및 통화 관련 ETN 5개 종목이 더해지면 총 41개로 늘어난다.
 
기존에 없던 상품이 새롭게 구성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상장하는 4개 종목은 미국 다우지수에 기반한 다우지수선물과 전세계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선물에 각각 정방향과 역방향(인버스)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트루(TRUE) 인버스 차이나H ETN(H)'은 중국 H주 인버스로는 첫 상품이다.
 
거래소 측은 ETN 시장이 꾸준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략 다변화를 통한 상품 다양화에 집중한 영향도 초기 시장 활성화를 이끈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대했던 것보다 시장의 관심이 크다.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경우 2011년 ETN 시장 개설 첫 해 동안 10종의 ETN을 유지하는데 그쳤고 현재도 상장 ETN 수는 29개에 불과하다"며 "국내 ETN 시장이 여기까지 온 데는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은 물론 각 ETN 발행 증권사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전략을 추구하는 ETN이 더 많이 등장해 시장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일부 인기 상품에 대한 거래 쏠림은 과제로 남아 있다. 먼저 활성화된 ETF와의 차별화를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개인투자자들의 뚜렷한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손미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TN 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뛰어난 영업력을 통한 시장성과 유동성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차별화된 전략과 뛰어난 상품성을 모두 갖춘 대형사들이 경쟁력을 지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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